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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디군의 문화와 인터넷 이야기.

'IT'에 해당되는 글 1

  1. 2007/11/02| 피디| 지나치게 편파적인 이야기, <이것이 네이버다>
이것이 네이버다 - 4점
윤선영 지음/창조적 지식 공동체 싱크SYNC

예전에 <검색으로 세상을 바꾼 구글스토리> 를 읽었던 기억이 났다. 존 바텔은 "검색한다"라는 말을 "구글한다(google)"로 바꾸어버린 엄청난 기업, Google을 중심으로 미국 검색 시장의 태동부터 지금까지(그 책이 쓰여졌을 때 까지)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그리고 한참 동안 나는, "구글한다" 못지 않게 "지식인에 물어봐"라는 말로 "검색한다"를 대체해버린 네이버에 대해 쓰여진 책이 왜 없을까 궁금했다.

얼마 전에 여기저기 책들을 기웃거리다가 이 책을 발견하고선 반쯤 호기심에 사보기로 했다. (물론 내가 지금 겪는 일들도 영향을 주었지만.) 꽤 묵직한 느낌이었던 <검색으로 세상을 바꾼 구글스토리> 와는 다르게 작은 판형의 가벼운 느낌의 책은, 말 그대로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게다가 저자 윤선영씨는 IT 기자로 활동했었다. 그 때문에 보다 각종 IT기업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고, 또한 기자라는 직업의 특성 상 보다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이야기가 가능할 것이라 기대했었다. 그런데 책을 펴고 한 페이지, 한 장, 한 권을 다 읽어가면서 책을 읽는다는 것 자체가 너무 거북해지기 시작했다.

우선 한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면, 네이버는 분명 훌륭한 서비스라는 점이다. 어렵잖게 반反네이버족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지만, (재미있는 점은 그런 반反네이버족을 네이버 안에서 찾기도 쉽다는 점이다.) 비약적인 논리를 펼치는 사람도 많고, 그저 싫다는 사람도 많다. 그런 사람들까지 어찌 일일이 아우를 수 있겠는가. 그렇다고 네이버에 단점이 없는 것도 아니고. 말이 좀 꼬이기 시작하는데,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좋은 점도 있고, 단점도 있고. 그저 바라는 건 좋은 건 좋은 거고, 고칠 건 고쳐야 한다고 말해야 한다는 거지, 일면을 가지고 그 모든 것을 평가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왜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하는가 하면, 이 책은 네이버 찬양론자에 의해 씌여진 네이버 찬양론 입문서이기 때문에, 좀 반박해보려고 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반박하다보면 오해의 여지가 생길 것 같아서. 저자는 이 책의 곳곳에서 네이버(정확하게는 이해진과 김범수, 또는 그 휘하에 있는 사람들)가 한 일과 행보는 가히 획기적이며,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고 이야기한다. 그래, 그것까지는 좋다. 그런데 갑자기 애꿎은 구글구글러까지 들먹거린다. 저자는 "구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구글의 진짜 속내를 모르고 좋아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 그렇다면 네이버구글, 둘 다 좋아하고 둘 다 사용하고 있는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

네이버구글이든, 서비스 자체에 있어서의 장단점도 분명 존재하고, 시장을 독과점하면서 생긴 문제, 그리고 아직까지도 온전히 해결되지 않은 프라이버시 문제들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구글을 제국주의의 산물에 비유하고, 네이버는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구글네이버를 비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정작 저자는 그 둘을 붙여놓고 있는 이 아이러니한 글이라니. 물론 이건 서비스에 대한 철학적인 문제이고 개인마다 모두 다르게 느낄 수 있다는 걸 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나 "나를 따르라"는 듯한 이야기를 보고 있자니 슬며시 부아가 치민다. 문장 하나하나마다 반박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자면 이미 이 글은 리뷰가 아니게 되어버릴게다.

물론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는 부분도 있다. 웹 2.0에 대해 언급한 부분. 요즘 (아마도 IT업계 쪽에서만) 한창 유행하고 이미 하나의 패러다임이 되어버린 웹 2.0이라는 용어를 잘 해체시켜보자면 우리나라에서 오래전부터 시작한 많은 서비스들의 특징을 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고, 네이버의 지식인 서비스도 그러하다. (혹자는 지식인 서비스를 "모양만 웹 2.0"이라고 하는데, 왜 그렇게 느끼는지 좀 의문이다. 사실 그 문제를 따지자면 웹 2.0이라는 말 자체에 대한 논의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실제로도 반反웹 2.0론자들은 웹 2.0이라는 말이 하나의 마케팅 용어일 뿐이라고 공격하기도 하고.) 왜 우리는 우리가 처음 시작한 서비스를 세계적으로 이슈화시키지 못하는 걸까. 저자의 말처럼 외국 학계에서 먼저 발표된 것을 받아들이기만 급급한 현행 때문에? 허나 그것은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닐 뿐더러, 그렇게 결론지어 버리면 저자는 이 책에서 내내 열변을 토한 이해진의 장점들에 반하게 되는, 모순이 되어버린다.

아직은 짧고, 지나칠 정도로 성숙되어버린 우리나라의 IT 문화와 기업들에 대해, 성공적인 모델을 기준으로 역사가 (비약하지만) 정리되었다는 점에서 이 책은 그마큼의 가치가 있다. 하지만 논란의 여지가 아직도 많은 문제들을 너무 확신에 차 독자에게 설파하려는 저자의 문체는 좀 거부감이 든다. 심지어 기술적인 면에 있어서의 오류를 (고작 나에 의해서!) 찾기도 했다. 혹시 이 책의 재판이 나오게 된다면, 보다 많은 사례들과 객관적인 사실들로 우리나라 IT, 특히 검색에 있어서의 역사를 잘 정리해 줄 수 있었으면, 눈에 띄는 몇 가지 기술적인 오류들이 수정되고, 좀 더 편안한 문체가 되었으면 좋겠다.


덧붙이기.

혹시나 해서 검색해보니 네이버에 대한 몇가지 책들이 2007년 초반에 나와 있다. 시기적으로 봤을 때 구글에 대한 책이 나온 것에 자극을 받아서 쓴 책들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해본다.

심지어 <The Google Story>의 번역판인 <구글, 성공 신화의 비밀>을 공짜로 얹어주는 <네이버, 성공 신화의 비밀>이라는 책도 나와있으니, 이 책을 구입해 구글네이버에 대해 비교해보면서 읽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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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02 00:15 2007/11/02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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