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야 합니다. <후르츠 바스켓>
![]() | 후르츠 바스켓 23 - ![]() 타카야 나츠키 지음, 정은 옮김/서울문화사(만화) |
가끔 보면 참 신기해 보이는 일들이 있다. 곁에서 지켜보기엔 분명 힘든 삶을 살고 있을 것 같은 사람들이 자기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며 사는 모습들. 아름다워 보이는 것이 당연하지만, 한편으로는 '도대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자기도
힘든데 다른 사람들을 도울 생각을 할까' 싶기도 하고, 그 사람들보다 더 나은 환경에 있으면서도 남을 돕는데 인색한 스스로가
부끄러워지기도 한다.
여기, 누가 봐도 불행한 소녀가 있다.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그마저도 돌아가시고, 그나마 몸을 의탁하고자 했던 친척 집에서 쫓겨났다. 깊은 산 속에 텐트를 치고 혼자 살고 있으며, 고등학교
수업이 끝나자마자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뛰어야 한다. 그렇다고 운동을 잘하는 것도,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누가 봐도 불행하지 않은 한 가문이 있다. 넉넉한 재산과 권력을 가지고, 집안에서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는 가문. 심지어 그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 꽃미남, 꽃미녀에 저마다의 매력 발산 덩어리들이다.
하 지만 누가 봐도 불행한 소녀(혼다 카오루)는 불행을 모르고, 누가 봐도 불행하지 않은 가문의 사람들(소마 가문)은 드러나지 않는(혹은 드러나지 않도록 노력하는) 태생적 저주를 가지고 있다. 이 겉과 속이 다른 두 사람들이 만나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치유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 이, <후르츠 바스켓>이다.
후르츠 바스켓은 이 불행해 보이는 소녀와 행복해
보이는 가문이 만나, 소녀가 가문을 치유해가는 이야기이다. 사랑하고 사랑받아 본 적이 없는 가문의 사람들은 소녀의 관심과 이해에
몸둘 바를 모른다. 모든 가문의 사람들은 결국 (표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그녀의 팬이 되어버린다.
누구도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태생적 저주를 안고 있는 가문의 사람들을 그녀가 '(그들의 표현을 빌려) 구원'하는 일은 쉬우면서도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이해. 존중. 관심. 보살핌. 보는 사람을 따뜻하게 하는 그런 것들.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게 생각되는
것들.
'저주'라는 극단적인 소재 속에서 그녀의 행동이 더욱 빛나 보였지만, 사실 그녀가 보여준 모든 것들은
우리에게 있어서도 구원이라 할 만하다. 분명 예전보다 더 많이, 더 자유롭게 다른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는 방법이 많이 있음에도
외로움을 느끼는 우리들은, 그 가문의 사람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쉽게 만들어졌다 사라져버리는, 신기루 같은 피상적인
관계들 속에서 우리가 바라는 건 한 마디의 따뜻한 위로, 나를 향한 관심, 그리고 나를 이해해주는 마음이다.
바라고만 있어서는 누구도 먼저 손을 내밀어주지 않는다. 내가 먼저 다른 사람들에게 다가가보는 마음이 필요하다. 하지만 손을 먼저 내민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인가. 그 힘든 일을 토오루는 아무렇지도 않고 감당했다. 혼다 토오루와 쿄우의 행복은, 이미 결정된 것이었다.
p.s 다른 캐릭터들의 뒷이야기가 궁금했는데. 특히나 하나지마 사키와 우오타니 아리사말야. 왠지 사키는 재능(?)을 살려 도쿄 어디쯤인가에 중세 유럽풍 점 집('전파' 전문)을 차려놓을거 같고, 아리사는 의외로 사랑하는 사람과 러브러브 모드일 것 같은 예감이...?







댓글
2007/10/08 08:51
후르바... 드디어 끝.. 맨 마지막에 갑자기 할아버지 할머니는 조금 당황. =_=;
토오루짱은 나이먹어도 방싯방싯이구나....
2007/10/08 10:08
방싯방싯
웃는게 좋은거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