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현실이 되는 공간, <픽사애니메이션20주년기념전>
랩장님께서 늘 입에 달고 계시는 말이 있다. '비법은 없다.' 흔히들 2인자들이 1인자들은 뭔가 비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따지고 보면 그런 건 없다는 얘기다. 흠... 공감이 갈 듯 하면서도 그래도? 라는 생각이 드는 말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멋진 글과 사진을 보면, 멋진 음악을 들으면, 아, 뭔가 그 사람들만의 비법이 있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는 게 너무 당연한 듯 하니까. 아마 그런 입장에서 보면, 애니메이터를 꿈꾸는 사람들은 픽사나 디즈니의 내부를 궁금해하지 않을까? 마치 내가 구글이나 MS의 속내를 궁금해하는 것처럼.
<픽사애니메이션20주년기념전>이 한국에서 열린다는 광고를 전시가 열리기 한참 전부터 보면서 '무슨 일이 있어도 꼭 가겠다!'고 생각했었다. 어쩌면 <매그넘한국展>보다 더 가고 싶었던 것 같다. 나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고, 특히나 픽사 애니메이션은 날 실망시킨 적이 없으니까.1 도대체 이런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사람들은 뭘 먹고 살지 참 궁금했단 말이다.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깜짝 놀랐다. <몬스터 주식회사>(데이비드 실버만, 리 언크리치, 2001)의 오프닝이었나, 엔딩이었나에서 나왔던 각양각색의 문들이 화면 속에서 흘러가고 있었다. 어두운 배경 속에서 알록달록한 문들의 움직임이 흡사 판타지 세계로 들어가게 만들어주는 듯 한 느낌이었다. 정말 들어가면서 깜짝 놀라, '와'하고 소리를 질렀을 정도니까.
전시장에는 캐릭터, 스토리, 월드 & 컬러스크립트 등의 몇 가지 주제로 나뉘어 그동안 픽사의 대표작들의 작업 과정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아, 그런데 이것들을 가지고 뭐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수많은 작품들을 보면서 감탄을 멈출 수가 없었더랬다. 아름다운 일러스트들과 앙증맞은 캐릭터들, 도대체 어떻게 저 작은 사각형 속에 저걸 다 표현할 수 있었을까 싶었던 스토리보드들.
하나 가장 놀랐던 건, 꿈이 현실이 되기 위해 현실을 모방한다는 점이었다. 새삼 놀라울 것은 아니지만, 흡사 '픽사라면 뭔가 다른 비법이 있을지도 몰라'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 놀라운 것이었을지도. <라따뚜이>의 생쥐 캐릭터들은 나이대별로 어떻게 몸짓과 행동이 어떻게 변하는지, 레미Remy를 비롯한 다른 캐릭터들의 신체 사이즈와 각 부분에 대한 자세한 설명들은 물론이거니와, <벅스 라이프>의 세계와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실제로 곤충 세계를 관찰하고 그렸다는 일러스트들, <니모를 찾아서>(앤드류 스탠튼, 2003)의 배경을 위해 직접 스케치북을 들고 바다로 뛰어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꿈이 현실로 나오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난과 역경이 필요한지 새삼 느껴진다.
아, 그리고 이번 <픽사전>이 좋았던 가장 큰 이유는 픽사스러운 기념품들을 잔뜩(?) 챙겨올 수 있었던 것.
아쉬웠던 건, 그 신기하다는 조트롭이 고장나서 못 봤다는 것. 그리고, 위에 받은 프리셋카드가 버즈였다는 거. (난 라따뚜이 일러스트가 월씬 갖고 싶었는데!) 게다가 아트샾은 끝물이어서 그런지 내가 사고 싶어서 벼르고 있던 일러스트는 눈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았다는 것. (레미랑 니모Nemo... OTL) 그러고보니 아쉬웠던게 더 많았나...? ^^;
- 많은 사람들이 픽사 애니메이션 중에 <벅스 라이프>(존 라세터, 1998)가 실망스러웠다고 하던데, 난 다행히도(?) 그걸 못 봤다. [Back]








댓글
2008/09/09 18:04
오.. 나 이거 보려가려다가.. 시기를 놓쳐서 못봤어 ㅡㅜ
저렇게 파티션에 조르륵 올려놓다니 귀여운걸 ㅋㅋ
2008/09/09 23:21
아... 이거 진짜 재밌었는데. ^^
ㅋㅋㅋ 픽사 친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