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어 게임 시즌 2>는 3회전까지 끝냈던 <라이어 게임>의 2년 후를 그리고 있는 후속작이다. <라이어 게임>에서 인간 사이의 믿음이라는 꽤나 묵직한 주제에 대해 잘 그려냈던 드라마가 조금 무리를 하면서 시즌 2를 만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원작이 워낙 재밌는 데다가 소재 자체가 보는 내내 긴장하게 만드는 탓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되기는 한데, 게임과 게임 사이에 조금 억지스러운 설정이 다소 보이긴 한다. 그래서인지 시즌 2는 묵직한 주제 의식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아키야마(마츠다 쇼타 분)와 카츠라기 료(키쿠치 린코 분)의 대결 구도에 좀 더 중점을 두었다.
어쨌든 재미있다. 재미있는데... 용서할 수 없었던 것은, 9화에서 준결승을 끝으로 드라마를 끝내고서는 3월에 극장판이 개봉한다고 광고를 날린다. 문제는 극장판이 오리지널 스토리가 아니라 결승전이라는 거! 이거 보러 내가 지금 일본까지 날아가게 생겼니. 게다가 이럴거면 나오(토다 에리카 분)는 왜 자꾸 시즌 끝날 때마다 게임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야! 스크립터들, 솔직히 나오가 게임에 다시 돌아올 때 설득하는 말 진지하게 생각 안하지? 그게 제일 어색하단 말이다!
우연히 보게 된 <유성의 인연>. 예고편에서 보면 초반에 잘생긴 청년이 진지하게 말한다. '어른이 되면 범인을 찾아서, 셋이서 죽여버리자.' 무엇이 이 잘생긴 청년을 분노하게 만드는가. 어린 시절, 삼남매는 사자자리 유성우가 떨어지는 걸 보고 싶었지만 어린 아이들끼리 나가면 위험하다는 부모의 반대에 부딪힌다. 결국 한밤중에 몰래 집을 빠져나가 그토록 소원하면 유성우를 보게 되지만, 그 시각, 집에서 부모님이 살해당한다. 범인을 찾아 죽여버리자고 다짐하는 이는 이 삼남매의 장남, 아이아케 코이치(니노미야 카즈나리 분)다.
간단한 시놉시스와 오프닝 시퀀스를 보면서, 꽤 진지한 추리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고 보니 이거 추리물은 추리물인데, 유머러스한 에피소드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삼남매의 장남인 코이치는 오직 부모의 원수를 갚는 것만 생각하고 살아와서 겉으로 보기엔 평범하지만 내면은 아직 어린 아이의 상태로 남아 있는 탓에 조그만 일에도 쉽게 삐치는 등 시쳇말로 '초딩'의 모습을 보여준다. 시즈나(토다 에리카 분)는 오빠들의 애정을 담뿍 받고 자라서인지 코이치와는 다른 의미로 어린 아이의 모습을 벗지 못했다. 그나마 제 나이에 맞는 행동을 하는 것은 차남인 다이스케(니시키도 료 분) 정도랄까.
드라마의 초반에는 아이들의 눈에 비친 살인 사건의 전말과, 삼남매의 조직성에 대한 모습이 적당한 긴장감, 진지함과 코믹함이 적절히 섞여서 묘사된다. 정신적으로 성장하지 못한 이네들의 행동은 (범인을 쫓을 때 이외에는) 덩치만 큰 어린 아이라는 말이 딱 맞는다. 처음이어서 그런지 그 중에서도 가장 재미있었던 모습은, 시즈나가 고액의 자격증 교재를 신청하는 사기를 당했을 때였다. 안내문의 '연 수입 천만엔도 가능!'이라는 문구에 다이스케가 말한다. "교통카드 천만엔 충전할 수 있어! 룸싸롱 지명료가 천엔이니까... 만 명을 지명할 수 있는거야, 형!"
보라, 다이스케의 이 천진난만한 눈빛을.
그러자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시즈나. 자신은 꿈을 위해 교재비를 냈는데, 기껏 한다는 말이 교통카드를 충전할 수 있다느니, 규동집에 가서 매일 만엔어치 씩 먹을 수 있다느니, 이런 말만 하는 오빠가 어지간히 짜증이 났다. "시끄러워! 그 빈곤한 금전 감각은 대체 뭐야? 만명한테 차여라!"
시이나 분노 폭발!
하지만 이 삼남매의 초딩 파워의 최강자는 뭐니뭐니해도 장남인 코이치. 자기가 하는 말을 안 들어준다고 삐치거나, 개그치고 혼자 재밌다고 낄낄거리는 모습은 정말이지... 귀엽다. 극강은, 자신들의 성 '아리아케アリアケ"를 따서 마크를 만들고 그걸로 스티커를 만들어서 동생들에게 짜잔-하고 보여줬는데, 동생들이 '뭥미?'라는 반응을 보이자 혼자 뛰쳐나가서는 분노하던 장면.
고개 숙인 그대, 코이치여!
이런 모습들에 솔직히 조금 많이 놀랐었다. 오프닝 시퀀스의 진지함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드라마가 진행되어서, '이거 혹시, 코미디였던 건가요!'라고 생각했었다. 그래도 에피소드들이 재미있는 데다가, 토다 에리카가 나오니 흐믓하게 드라마를 봐주었는데, 중반부를 지나면서 범인과 사건의 진상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어느샌가 아이들이 어른으로 성장해 있었다. 코미디의 코드가 나와 잘 맞았던 데다가1, 사건의 진상을 밝혀나가는 모습들에서 추리물의 매력도 충분히 잘 드러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마지막화에서 드러나는 충격적인 진실에서, '14년 전 사건을 해결하면서 반전을 넣을 생각을 하다니! 이 천재 작가 같으니라고!'를 외쳐줄 수 밖에 없었다.
드라마를 워낙 재밌게 본 탓에, 별 관심이 없었던 일본 추리물, 특히 히가시노 게이고에게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이미 유명한 작가이기는 하지만 크게 관심을 줄만한 꺼리를 찾지 못했었는데, 이 드라마를 통해, 아마 조만간 원작 소설을 읽어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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