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제목부터 그냥, <케세라세라>
![]() | 타카피(Tacopy) 5집 - 케세라세라 - ![]() 타카피 (Tacopy) 노래/포니캐년(Pony Canyon) 대한민국 펑크락의 대부 타카피! 그들의 뜨거운 귀환!!! 대한민국 펑크락의 대표주자, "타카피"가 다섯번째 정규앨범"케세라세라"로 돌아왔다!! |
벌써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1집 <Fly High>를 들었을 때, 굉장히 신나는 노래다, 좋다!라고 생각은 했었는데, 이 밴드가 과연 오래 갈 수 있을까?라는 소박한 걱정이 들었다. 우리나라에서 전형적인 오버와 언더 밴드의 성격을 살짝 버무려, 그 중간 즈음의 위치에 있는 밴드 같다는 느낌을 받았었기 때문에. 아예 오버에서 대중적인 노래를 하거나, 언더 밴드로서 매니아들을 거느리고 있는 것, 한마디로 밴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것이야 말로 밴드의 수명을 늘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밴드, 정규 앨범도 꾸준하게 내고, 각종 영화, 드라마의 OST 작업에도 참여하더니, 기어코 5집까지 내놓았다. 일단 박수!
앨범 제목부터 '이건 타카피 앨범입니다.'란 느낌이 팍팍 온다. '될대로 되라'라는, 낙관주의의 대명사인 <케세라세라>는 타카피의 음악을 가장 잘 표현한다. 실제로 이번 앨범의 전반적인 느낌도 발랄하고 경쾌한 펑크락을 기반으로 '다 잘 될 거다! 그러니 걱정말고 달리자!'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Glory Days>는 조금 쌩뚱맞은 분위기일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또 그것대로 적당히 감수 가능한, 기분 좋은 변화이다. 차분한 모던락 느낌이지만 그 속에서 타카피의 사운드를 느끼는 것도 나름의 재미이자 감동이다.
무엇보다 이 앨범의 매력은 다양한 소재에서 타카피의 기운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보통의 밴드락에서 나타나는 젊음의 화끈함이나 사회를 향한 의미 있는 (혹은 없는) 반란을 넘어서, 일상의 소소한 모든 것들에서 얼굴에 미소를 띄울 수 있도록 해준다.
이미 식어버린 줄 알았던 내 안의 뜨거운 그 무언가가 남아 있다는 걸 확실하게 일깨워주는 <나는 뜨겁다>, <미친년> 그저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프게 만드는 <내사랑 173>과 <그냥>, 젊음을 아까워하지 말고 즐겁게 나가고 싶어지는 <케세라세라>를 듣고 있자면 왠지 인생에 슬픔이나 암울함은 저멀리 달아나 버린다. 군가 느낌이 물씬 풍기는 <파이팅>은 다소 거칠게, 얻고 싶은게 있다면 나무에서 떨어져 뒤질 각오를 하고 달려들라 한다. 얼마나 타카피스러운지.
타카피의 재기발랄함이 잘 느껴지는 곡은 <귀엽지만 때리고싶어>와 <탈모시작>이다. 털에 대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이 두 곡은 정말이지 우리나라 노래에서 처음 들어보는 신선한 소재들이다. 조금 과하게 평가한다면, 서태지의 <BERMUDA [TRIANGLE]>을 들었을 때의 느낌처럼 엄청난 음악적 반전에 깜짝 놀랐다고나 할까? 보통은 음울한 단조 멜로디로 풀어갈 법한 소재를 발랄하게 재해석해버린 <BERMUDA [TRIANGLE]>과 마찬가지로 <귀엽지만 때리고싶어>와 <탈모시작>은 생각지도 못한 더럽고 걱정 많아지는 소재를 경쾌하게 풀어헤친다.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아버지와 아들>은 또 어떤가. IMF 시대 이후로 왠지 희생과 외로움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아버지라는 존재를 1분 26초라는 짧은 시간 동안 있는 힘껏 응원한다. 그것도 '아버지'가 아니라 '아빠'라고 부르며, 닌텐도를 사달라고 조르며 어린 아이처럼 어울리지 않는 애교까지 부리면서 말이다. 헛웃음이지만 그래도 왠지 푸근해지는 분위기의, 정말이지 타카피스럽다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곡이다.
힘들고 어렵고 삶이 재미없다면 타카피의 이번 앨범을 한 번 들어보자. 뭐라고 구질구질하게 곡을 해석하며 들으려 할 필요도 없이, 그냥 들어보자. 그럼 어느샌가 내 안에서 불끈불끈 타오르기 시작하는 무언가를 느낄 수 있을지니.
1. 나는 뜨겁다
2. 내사랑173
3. 케 세라 세라
4. 돈
5. 괴물
6. 그냥
7. 귀엽지만 때리고 싶어
8. Fighting!
9. 미친년
10. Glory Days
11. 탈모시작
12. 아버지와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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