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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디군의 문화와 인터넷 이야기.

'최재환'에 해당되는 글 1

  1. 2009/09/11| 피디| 딱, 거기까지. <국가대표>
국가대표 - 4점
김용화
출연: 하정우, 김지석, 김동욱, 최재환, 이재응, 이은성
제작/배급사: KM컬쳐 / 쇼박스(주)미디어 플렉스, KM컬쳐
상영시간: 137분
개봉: 2009-07-29

미안하지만, <국가대표>는 참 못 만든 영화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포츠 영화라는 점에서 종종 <우생순>(임순례 감독, 2008)과 비교되면서 '우생순 만큼이나 감동적'이라는 평을 내리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이 영화는 <우생순>과 비교해 봤을 때,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 둘 다 감동을 주는 영화이긴 한데, 그 감동이 어디서 오느냐는 점이다. <우생순>이 주는 감동은 그들이 온갖 고난을 이겨내고 결국 이뤄낸, 혹은 이뤄내지 못한 꿈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들은 정말 핸드볼을 하고 싶었지만 사방에서 '넌 안돼.'라며 방해하는 것들에게 보란듯이 무언가를 보여주는데서 오는 카타르시스다. 그런데 <국가대표>가 주는 그것은 달라도 한참 다르다.

<국가대표>는 시작하면서,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된'영화임을 알린다. 차라리 그 말이 없었으면 몰라도, 그 말을 보고 난 후부터는 자꾸만 궁금해진다. 정말? 저게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거라고? 도대체 어디까지가 실화인데? 지나치게 과장되어 있는 캐릭터들과 그 캐릭터들의 사연은 하나의 유기체를 이루지 못하고 따로따로 노는 덕에, 영화에서는 무엇 하나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 귀가 안 들리는 할머니와 정신지체아인 동생을 놔두고 군입대를 할 수 없다는 칠구(김지석 분)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영화의 흐름 속에서 사라져버린다. 당장, 동생이랑 너랑 둘 다 해외 출장 오면, 할머니는 혼자서 집에 계시게 놔둘거냐?고 묻고 싶어지기까지 한다. 흥철(김동욱 분)은 또 어떤가. 고교 스키 선수 때 약물 복용으로 제명당했다가 나이트에서 웨이터로 전전긍긍하고, 게다가 방코치(성동일 분)의 딸 수연(이은성 분)을 3주 안에 따먹겠다며 훈련에 참가한다. 그런데 어느 샌가 이 둘이 러브 라인을 그리기 시작한다. 흥철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던 수연이 어느 샌가 그에게 마음을 열었는지, 도통 알 수가 없음이다. 재복(최대환 분)의 경우는 그나마 봐줄 만 했다. 하고 싶은 일도 못하고 골프채로 맞으면서 아버지의 가게에서 허드렛일을 돕던 그와 그의 아버지 이야기는 정말 코미디다. 정말 스키 점프가 하고 싶어서 아버지의 뭇매를 견뎌가면서 훈련에 참여하는 것도 아니고. 아니, 사실 그런 내용의 시퀀스가 스치듯 지나가지만 '어, 그래.'하고 지나가는 분위기일 뿐인데다가, 쓸데없이 들어간 개그 시퀀스 때문에 감동은 반으로 확 줄어버렸다는 것이 맞겠다. 더욱이 어이 없었던 건, 봉구(이재응 분)가 나가노 올림픽에서 점프를 하는 장면이었다. 숱한 훈련을 마친 선수도 기상 악화를 이유로 뛰지 못하게 백방으로 말리던 사람들이, 제대로 뛰어보지도 못한 중학생짜리 아이를 최후의 선수로 뛰지 못해 안달이 난다. 게다가 겁을 먹고 되돌아오는 봉구에게 칠구가 '넌 국가대표야, 뛰어!'라며 다그치기까지한다. 아, 칠구. 너 동생 놔두고 군대 갈 수 없다고 병무청장한테 민원 넣던 그 형 맞니? 그나마 매인 캐릭터인데다가 핵심 플롯을 맡았던 차헌태(하정우 분)의 입양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이지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내용이었으나, 그나마도 자연스레 흘러가지 못하고 화면 밖으로 크게 내던지는 최루탄 역할 뿐이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인 스키 점프 신에는 당연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 영화는 정말이지 그 한 번의 장면을 위해 두 시간을 그렇게 절뚝거리며 달려온 것이다. 시속 100km가 넘는 속도로 달려와 창공을 가르는 장면은 정말이지 막혀 있던 가슴이 뻥 뚫리게 한다. 멋진 장면이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멋진 장면이지만 융화되지 못한 장면의 감동은 그 역량을 모두 보여주지 못하기 마련이다. <D-WAR>에서 부라키와의 시가전 장면이나, 승천하는 장면은 그 만으로는 멋있지만 영화의 평은 나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냥, 딱 거기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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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1 01:42 2009/09/11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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