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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디군의 문화와 인터넷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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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5/29| 피디| 그래도 살아가는 이유

밀양

이창동 감독의 영화는 촉촉한 느낌의 제목과는 달리 늘 메마르다. 초록물고기가 그랬고, 박하사탕이 그랬다. 심지어 오아시스에서 느껴지는 느낌은 또 어떠한가. 밀양(Secret Sunshine)은 그런 의미에서 적어도 관객은 영화의 메마름을 어느 정도 각오할 수 있게 해주었다. 감독 나름대로의 배려라면 배려랄까.

밀양은 앞선 감독의 영화들의 맥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세상과 삶을 향한 비웃음. 그래서 밀양에는 이렇다할 사건이 있다기보다, 그저 슬픈 운명을 가진 한 여인(신애, 전도연 분)의 일생 한조각을 덤덤히 쫓아가기만 한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이 일생에 한번 겪을까 말까 한 일을 이 여인네는 모두 겪었다는 것이다.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교통사고로 죽고, 아들이 유괴당하고, 종교를 통해 감화되고.

이 영화의 클라이막스는 단연 신애가 신을 향해 분노를 퍼붓는 부분이다. 신에게 배신당했다고 느끼는 그녀에게 햇빛은 "아무것도 없는" 그저 밝기만 한 햇빛이 아니었다. 신은 그곳에 있었고, 햇빛을 향해 토로하는 것이 곧 신을 향한 그녀의 반항이자 복수였다. "잘 보이느냐구!"라고 외쳐대는 그녀는 제 한 몸 정도는 아깝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 자체가 치기어린 착각이었다. 기독교의 최대 금기사항인 자살을 시도했지만, 결국 그녀는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외친다. 살려달라고. 살아야겠으니, 죽음이 두려우니, 살려달라고.

영화는 끝과 시작이 애매할 정도로, 덤덤하게 시작하고, 덤덤하게 끝난다. 그녀는 마지막까지 햇빛을 향해, 세상을 향해 냉소를 퍼부었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다만 그녀의 반란은 조금 소극적이게 변해버렸지만. "똥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라는 말처럼, "차라리 더럽고 치사해서 네 얼굴, 다시는 안본다."는 식으로 말이다. 모든 사람들이 바라는 밝은 햇빛조차 뒤로하고. 그녀와 함께라면 그 모든 햇빛조차 버릴 수 있는 종찬(송강호 분)과 함께 말이다.

밀양
영어제목: Secret Sunshine
감독: 이창동
주연: 전도연, 송강호
제작사: 파인하우스필름
배급사: 시네마 서비스
상영시간: 142분
개봉일: 2007.05.23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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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29 17:15 2007/05/29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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