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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디군의 문화와 인터넷 이야기.

'이상일'에 해당되는 글 1

  1. 2007/10/18| 피디| 꿈을 좇는 사람들 <훌라걸스, 즐거운 인생> (4)
훌라걸스 감독판 (3disc) - 8점
이상일 감독, 마츠유키 야스코 외 출연/KD미디어

꿈, 혹은 이상이라는 말은 사람을 어떻게 움직이는 걸까.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만의 꿈이나 이상을 좇으라고 말하지만, 막상 그런 사람들을 마주하게 되면 대부분은 철이 없는 놈이라고 치부할게다. 그런데도 꿈을 좇으라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가끔씩 '꿈은 꿈인 채로 놔두렴.'이라고 설득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언제부터 꿈과 현실이 명확하게 이분법으로 구분되기 시작했고, 꿈은 그저 바라기만 해야 할 이상향이 되어버렸다. 그렇기에 꿈을 좇기 위해서, 우리는 크게 두 가지의 고비를 넘겨야 하는 듯 하다. 하나는 스스로의 결심이며, 나머지 하나는 주변 사람들의 만류다.

꿈을 찾는 과정은 의외의 순간에서 다가오기 마련이다. 탄광촌에 붙여진 어울리지 않는 "훌라 댄서 모집" 포스터가 처녀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기도 하고, 오래된 친구의 죽음으로 잃어버렸던 꿈을 되찾기도 한다. 그 순간 우리가 보는 것은 꿈 그 자체보다는 이제까지의 인생이다. 탄광촌 처녀들은 당연하게 여겼던 탄광에서의 일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되묻고, 하루하루 일상을 힘들게 살아오는 이 시대의 가장들은 가족을 위해 죽도록 희생하기만 하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본다. 어느 하나, 슬프지 않은 모습이 없다. 그래서 그들은 꿈을 좇기로 결심한다. 슬프지 않기 위해.

하지만 힘겨운 자신과의 싸움을 끝내도, 주변인들은 그들을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당연히 뒤를 가업 - 탄광일을 이어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처녀들의 부모, 형제, 자매들은 심지어 그들을 집에서 내쫓으며, 변변찮은 직장도 없으면서 음악을 하겠다고 '깝치는' 가장을 바라보는 아내와 자식들의 눈도 곱지 않다.

<훌라걸스>와 <즐거운 인생>은 이처럼 꿈을 좇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가치관을 통째로 뒤흔드는 그네들의 꿈은 다른 사람들에게 환영받지 못하고 멸시당하다가, 결국 눈물겨운 노력 끝에 빛을 발하게 된다. 그 힘든 과정이 있기에 그네들의 꿈이 빛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훌라걸스> 폐광될 위기에 처한 탄광촌을 살리기 위해 하와이를 컨셉으로 한 테마 파크 설립을 두고 이제까지의 생업을 포기할 수 없는 세력과 변화에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세력의 대립을 그리고 있다. '훌라 댄서 모집' 광고를 보고 흥분한 탄광촌 처녀들은 이 두 세력 사이에서 갈등하며 힘들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막연히 새로운 것을 동경하는 사람도, 친구를 따라 억지로 끌려간 곳에서 훌라 댄스에 매력되는 사람도, 탄광에서 일종의 명예퇴직을 당한 아버지를 대신해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사람들도, 누구 하나 주변인들이 쉽사리 그녀들을 이해해주지 않아 늘 기존의 가치관과 대립된다. 게다가 내분까지 일어나면서 스스로의 존재 가치까지 흔들리게 된다. 힘들게 걸어 간 길일수록 그 성취감은 배가되고, 아름다워지는 법. 테마 파크 오픈일에 그녀들이 선보인 훌라 댄스가 그토록 아름다워 보이는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런 면에서 <즐거운 인생>의 활화산 멤버들의 꿈은 그 빛이 약하다. 이준익 감독의 전작, <라디오스타>와 달리 이번 영화에서의 갈등선은 네개나 된다. 명예 퇴직 후 아내에게 얹혀 살고 있는 기영(정진영 분), 회사에서 짤린 사실을 숨기고 낮에는 퀵서비스, 밤에는 대리운전으로 못 볼 꼴 다 보면서도 바쁘게 살아가는 성욱(김윤석 분), 캐나다로 유학 보낸 자녀와 아내를 위해 열심히 돈을 버는 혁수(김상호 분), 아버지의 그늘이 버거운 현준(장근석 분). 그랬기 때문인지 이네들의 꿈을 좇은 여행은 그야말로 일사천리다. 현실적인 문제를 짚어보자면 한 번도 거론되지 않은 재정 문제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도대체 혁수가 돈이 얼마나 많길래, 하루 벌어 먹고 살기 벅찬 다른 멤버들의 악기 구입비며, 연습실 사용료 등을 모두 낼 수 있는 것인지.). 게다가 가족과의 갈등 해소 부분은 애초에 없었던 것인지, 생략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충분히 공감할만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아 결국 마지막에 함께 웃을 수 없다.

두 작품 모두 연출과 전개에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주된 공통점은 꿈을 잃지 않으려, 꿈을 이루기 위해 앞으로 전진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이다. 이 이야기는 아무리 시대가 변하더라도 식상해지지 않을 아름다운 이야기다. 이러한 이야기들이 현실에서는 어렵기 때문에 창작물이라는 허구의 세계에서 더 빛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 한구석이 조금 알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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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제목: Hula Girl
원제: フラガ-ル
감독: 이상일
출연: 아오이 유우, 토요카와 에츠시
제작사: 시네콰논
배급사: 쇼박스(주)미디어 플렉스
상영시간: 110분
개봉일: 2007.03.01
20자평: 아오이유우가 나온다는 사실만으로 먹고 들어감.

즐거운 인생
감독: 이준익
출연: 정진영, 김윤석
제작사: 아침
배급사: CJ 엔터테인먼트
상영시간: 112분
개봉일: 2007.09.12
20자평: 드라마를 가장한 환타지. 트랜스픽션이 나온 건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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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18 00:22 2007/10/18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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