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메리 대구 공방전 박스세트 (6disc) - ![]() 고동선 감독, 지현우 외 출연/MBC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명문 서정대학교 법학과 출신의 강대구는 잠시 사시공부를 위해 시골로 떠났다가, 거기서 만난 이름모를 풍운 도사 덕분에 ‘무협소설가’ 라는 새로운 직업을 택하게 된다. 그리고 고등학교 선생님이 된 대학선배 선도진을 따라, 그의 집에 하숙을 하게 된다. 그 마을에 예전부터 내려오던 ‘광녀의 전설’을 알게된 강대구는 뮤지컬 공연을 갔다가 그 ‘광녀’의 정체를 슬슬 깨닫게 된다. 바로 그 광녀는, 뮤지컬 배우가 되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당찬 여자 황메리다. 황메리와 강대구는 그날 밤 컵라면과 햇반 때문에 옥신각신 다투게 되고, 이로써 두 사람은 새로운 인연을 맺게 된다. |
이 드라마가 방영될 시기에, 몇 편을 스치는본 적이 있었다. 극의 초반부였는데, 신선하고 개성적인 캐릭터들과 재미난 연출로 나의 눈을 사로잡았었다. 하지만 당시엔 드라마에 큰 관심을 갖지 않다가, 얼마 전에 집에 우연히 들여놓은 IPTV에서 이 드라마를 공짜로 방영해 주길래(벌써 시간이 그렇게 흘렀던가!) 1편을 차분히 앉아서 보았다. 1편을 다 보고 나서, 이거 굉장하다! 딱 내 타입인 드라마야! 라면서 열광했다. 아, 이래서 나는 드라마를 1편부터 봐야 한다니까.
드라마의 주축이 되는 4명의 캐릭터는 저마다의 독특한 개성으로 빛을 발하고 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뭐니뭐니해도 자신의 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백수 처녀에 오래된 남자 친구에게 차이기까지 하지만 뮤지컬 배우가 되기 위해 어머니의 비상금을 슬쩍하는 대범함을 가지고 있는 아드레날린 100% 충만한 황메리, 자신의 책을 내 준 선배 형의 출판사를 쫄딱 망하게 했지만 지나치리만치 낙천적인 강대구. 이 두 캐릭터 외에도 돈 많은 부모님 덕에 남부러울 것 없는 오만방자 도도한 이소란과 세상의 모든 불건전 청소년들을 선도해야 직성이 풀릴 선도진까지. 이들은 꿈이 있기에 행복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수없이 쓴 고배를 마시며 고난을 겪어가며 스스로를 성장시키게 된다.
처음엔 그냥 개성적인 캐릭터들의 로맨스가 그려지는, 적당히 재미있는 트렌디 드라마라고 생각하고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화를 거듭하고 이 네 명의 캐릭터 사이에서 오묘한 사각관계가 서서히 나타나는 중, 후반부부터 드라마는 이야기를 갑자기 급선회한다. 꿈이란 무엇인가? 라는 상당히 심오한 질문을 때로는 가볍게, 또 때로는 묵직하게 시도 때도 없이 던져 대는 것이다.
사시에 합격하고 자신을 버리고 떠나는 옛 남자 친구에게 메리가 던진 저 한마디는 가볍지만, 말 그대로 극을 이끌어가는 주제가 된다. 모두 자신에게 좋은 남자 만나서 결혼이나 하라고 하고, 오디션은 볼 때마다 심사위원들의 심기를 거스르는 황메리지만, 늘 마음 속에는 세계적인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그녀의 아드레날린은 천성이 아니라 (물론 그것도 무시 못할 것이지만.) 바로 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작지만 큰 희망에서 나오는 것이다.
지금은 내가 너무 싫고, 지나가는 동창이라도 날 볼까봐 두려워요.
강대구 역시 야설이나 써서 돈이나 벌자는 선배의 간곡한(?) 부탁과 억압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원하는 무협 소설을 쓰는 것을 좋아하고, 또 그렇게 되지 못할 때 괴로워한다. 남부러울 것 없는 이소란도 소박하지만 중요한, 자신을 사랑해주는 남자를 만나고 싶다는 작은 꿈이 있어 그렇게 행복하게 작업을 걸 수(?) 있었던 것이고, 선도진 역시 선생님이 되고, 청소년들을 (좀 과장하자면 세상의 불건전한 모든 사람들을!) 선도해야 한다는 사명 비슷한 꿈이 있었기에 살아갈 수 있었다.
이들이 힘겨워하는 건, 보통 느끼는 단순한 '사랑의 아픔'이 아니라, '꿈을 이루지 못함에 대한' 좌절을 이겨내는 성장통이다. 이들의 사각관계, 특히 황메리와 강대구의 러브 라인은 진정 행복하게 꿈을 이루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가는 과정에 불과할 따름이다. 극 중 가장 먼저 꿈을 이루며 성공하는 듯 보였던 강대구가 황메리를 통해 그 꿈이 진짜로 이루어진 것인지를 끊임없이 의심받으며 만류당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단지 꿈이 있고 그것을 이루는 것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 꿈을 이루는 과정까지도 떳떳하고 자랑스럽고 행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 는 유명한 명언이 있다. 그 말은 여기에서 보면 사실 조금, 아니 사실은 아주 많이 부족하다. 배가 고프기만 해서는 안된다. 또 소크라테스일 필요도 없다. 마음 속에 꿈을 향한 불씨가 있고, 그 불씨를 꺼뜨리지 않고 행복하게 키워나갈 수 있어야 비로소 배고픈 돼지 보다는 나아질 수 있는 것이다. 배고픈 돼지보다, 배가 고프더라도 꿈이 있고 그 꿈을 키워나갈 수 있어 행복한 내가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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