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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디군의 문화와 인터넷 이야기.

'아이언맨'에 해당되는 글 2

  1. 2010/05/09| 피디| 거대한 떡밥, 혹은 교두보 <아이언맨 2>
  2. 2008/05/06| 피디| 난, 당신 마음에 안 들어. <아이언맨>
아이언맨2 - 6점
존 파브로
주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기네스 팰트로
제작/배급사 : 마블 엔터프라이지즈 / CJ 엔터테인먼트
제작국가: 미국
상영시간: 125분
개봉일: 2010-04-29

언제부턴가 히어로물이 시리즈로 만들어지는 것이 정석화 되고 있다. 물론 예전에도 시리즈물로 만들어지긴 했지만, 요즘 만큼이나 아예 전편을 보지 않으면 왜 히어로와 악당이 싸우고 있는지 이해도 가지 않을 정도는 아니지 않았는가. 아무래도 이건 워쇼스키 형제가 <MATRIX: RELOADED>에서 당당히 3편 예고편을 내보이며 트릴로지를 완성한 때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 것이 아닐까. 물론 이후의 제작자들은 똑똑해서, 대놓고 예고편을 보여주면 관객들이 화를 내며 극장을 나선다는 것을 깨닫고 그 방식을 바꾸긴 했지만.

<아이언맨 2>를 논하자면 여러가지 말들이 오고 가야 할 것 같다. 일단 한마디로 말하지면 떡밥, 좋게 표현하자면 교두보인데, 아무래도 마블MARVEL사에서 직접 영화 제작에 나서기 시작했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의 코믹스 산업은 조금 독특하게도, 캐릭터에 대한 소유권1을 회사가 가지고, 여러 스토리/작화 작가들이 작품을 내게 된다. 그렇다보니 다소 전략적으로 각 출판사의 히어로들이 세계관을 공유하는 식으로 시리즈를 진행한다. 최근 그래픽노블의 붐으로 DC코믹스와 마블코믹스 시리즈가 꽤 많이 정식 출판되고 있는데, 시리즈를 하나만 잘 잡아서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대표적으로 내가 좋아라하는 배트맨 시리즈에서는 툭 하면 배트맨과 슈퍼맨이 티격태격거린다2.

<아이언맨 2>에서 사뮤엘 잭슨이 의문의 조직 '쉴드'의 수장인 '닉 퓨리'로 등장한다. 영화를 주의 깊게 본 사람이라면 그의 등장은 다소 쌩뚱맞다. 방황하는 아이언맨 앞에 불쑥 나타나 마치 다 알고 있는 듯이 이야기를 건네고, 아이언맨은 그를 보자마자 '나, 니네 조직에 안 들어간다니까?'라며 툴툴거린다. 실제로 이들은 이미 예전에 만남이 있었다. <아이언맨>의 엔딩에서 토니 스타크는 '내가 아이언맨입니다!'라고 언론에 고백(?)하는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이후에 이 둘이 만나는 장면이 나온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돌아온 토니(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의 집 안에 닉이 들어와 있으며, 그가 토니에게 '세상에 영웅이 너 혼자 뿐인 줄 알지?'라고 말을 건넨다. 이게 무슨 소린가? 이건 곧 이 세상에 다른 영웅들이 또 있다는 뜻이고, 이는 곧 마블사의 다른 히어로가 함께 등장하는 시리즈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닉과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 분)의 등장, 쉴드 조직에 대한 언급, 이 편의 마지막에 나오는 '어벤져스 기획안Avengers Initiative' 등 모든 것들이 그것을 암시하는 것이다. 게다가 토니가 집 안에 프리즘 가속기 만들면서 받침대로 쓴 둥그런 것은, 역시 마블 히어로인 캡틴 아메리카의 주요 아이템이다. 이건 뭐, 대놓고 던져주는 떡밥이다.

여기까지 오다 보면 마블사가 본격적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히어로들을, 이제까지 자신들이 하던 식으로 활용하기 위한 강한 의지가 보인다는 것을 쉽게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각각의 개별적인 시리즈물은 그대로 진행하면서, 이들이 함께 하는 시리즈가 따로 또 같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것. 어쩌면 <아이언맨 2>는 그 자체의 시리즈물보다도 이 떡밥(다시 말하지만 좋게 말하자면 교두보)이 아마도 주요 목적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어벤져스 시리즈야 그렇다치고, <아이언맨 3>가 나오게 된다면, 아마 다른 마블 히어로가 나와서 함께 악을 응징할지도. 대놓고 떡밥을 던진 캡틴 아메리카가 될까, 아니면 헐크? 스파이더맨? X-MEN? 아니면 3편에도 또 떡밥만 던지려나?

아쉬운 건 떡밥에 대한 의지가 강한 탓이었는지, 본연의 스토리는 상당히 빈약했다는 점. 대다수의 사람들이 공감하듯, 이반 반코(미키 루크 분)는 배역과 주어진 역할에 비해 너무 허무한 최후를 맞이했으며, 마지막까지 관객들에게 스스로를 어필하지 못했다. 어쩌면 '우리 아빠를 버리다니!'라며 떼를 쓰는 어린애 같은 이미지로 비쳤을지도. 게다가 아이언맨 스스로의 갈등 해결 과정 등은 '너무 쉽게' 진행되었다. 1편에서와 마찬가지로 난봉꾼에 제멋대로인 토니 캐릭터의 매력과 앞서 길게 언급한 떡밥들이 코믹한 요소로 양념되어 소소한 재미는 있었다는 게 그나마 위안이라면 위안이랄까.

p.s 어벤져스가 정말 영화화 될까? 라는 의문을 가졌을 때 제일 걱정이 되었던 건, 출연료 같은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과연 가능할까 싶은 것이었다. 스파이더맨의 토비 맥과이어, X-MEN의 휴 잭맨, 아이언맨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아니, 출연료만 가지고 영화사를 거덜낼 생각인가. 그런데, IMDB를 뒤져보니까 2012년 개봉 예정. 게다가 캡틴 아메리카는 <Captain America: Ther First Avenger>로 2011년 개봉 예정이란다. 심지어 닉 퓨리 역으로 역시나 사뮤엘 잭슨 확정. 이거, 대박나거나, 아니면 마블사 이제까지 모아 놓은 돈 다 날리거나. 둘 중 하나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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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유권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명확한 용어인지는 모르겠다. [Back]
  2. 배트맨과 슈퍼맨은 서로 절친이지만, 배트맨은 어둠 속에서 정부 등에 대항하며 악을 벌하는 길을, 슈퍼맨은 정부와 손을 잡고 그들의 비밀 무기 같은 입장이 되는 길을 선택한다. 그 바람에 둘 사이에는 악을 섬멸한다는 공통의 목표에도 부딪히는 일들이 생기게 된다. [Back]
2010/05/09 03:56 2010/05/09 03:56
<아이언맨>
원제: Iron Man
감독: 존 파브로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테렌스 대션 하워드, 기네스 팰트로
제작사: 마블 엔터프라이지즈
배급사: CJ 엔터테인먼트
상영시간: 108분
개봉일: 2008.04.30

세계적으로 리얼리티 쇼가 대세다. 리얼리티 쇼의 매력이라 하면 평범한 사람들이 온갖 고난과 역경을 견디며 꿈을 이루는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모습들을 여과 없이 즐기며 감동을 받을 수 있다는 것, 혹은 유명인들의 '인간미'를 엿볼 수 있다는 것 등이 있을 것이다. 이런 리얼리티 쇼의 흥행에 힘입어서인지 슈퍼히어로들의 모습도 변화해가는 모습이다. <배트맨 비긴즈>는 궂이 시리즈의 처음 모습을 보여주면서 영웅의 탄생을 숨김없이 보여주었고,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이보다 더 리얼한 슈퍼히어로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인생고에 허덕거리는 피터 파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까지 했다. 이런 피상적인 모습 뒤에는 늘 슈퍼 히어로들의 고뇌가 자리잡고 있었는데, 공통적인 고뇌는 '엄청난 힘과 그 힘에 뒤따르는 책임감', 혹은 '슈퍼히어로서의 인생과 보통 인간으로서의 인생'사이에서 오는 괴리감 등이다. 특히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슈퍼히어로서의 힘과 그에 따르는 책임감, 그리고 용서라는 주제를 3편에 걸쳐 적나라하게 그려내어 교훈적(?)인 모습까지 보여주었다. <배트맨 비긴즈>, <슈퍼맨 리턴즈>, <스파이더맨> 시리즈 등에서 본 슈퍼히어로의 인간적인 모습에 익숙해졌기 때문일까? <아이언맨>은 하이테크놀로지와 막대한 자본금을 바탕으로 한 슈퍼히어로의 모습을 충실하게 그려낸 오락영화였지만, 왠지 난 이 아저씨가 마음에 안 들었다.

명석한 두뇌로 첨단 신무기를 만들며 뛰어난 사업 수완을 보이는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CEO인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는, 어느 날 신무기 시연을 위해 아프가니스탄에 갔다가 게릴라 반군들에게 사로잡혀 무기 개발을 종용당한다. 자사의 무기들을 가지고 자신을 위협하고, 무기 개발을 강요하는 게릴라들에게서 토니는 자신의 인생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한다. 그의 논리를 빌리자면, '미국군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신무기를 만들어왔는데, 그게 게릴라군 손에 들어가 미국군인들을 위협'하기 때문에 더 이상 무기를 만들어 어떻게 해야하는가, 라는 것이다. 아머 슈트의 초기 모델을 만들어 게릴라군에게서 탈출한 토니는 기자회견에서 (방위산업체임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의 무기 사업을 지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한다. 그리고 아머 슈트를 독자적으로 개량해 게릴라 등을 처분하기 위한 활동을 시작한다.

어차피 영화에서는 대놓고 토니 스타크를 '진정한 애국자' 어쩌고 떠벌리니까 속 시원히 까대보자면, 결국 자기네 무기가 다른 나라 사람들한테 팔리니까 더 이상 무기 생산을 안 하겠다? 전쟁의 참혹한 모습을 보고 평화 어쩌고 이러는 게 아니라, 이건 뭐 철저한 자국주의적인 모습이 아닌가. 게다가 대놓고 '우리(미국)가 착한놈, 니들은 나쁜놈'이란 논리를 펴대고 있다. 왜, 신무기로 다른 사람들 죽이는 건 괜찮아서 무기를 팔았었는데, 미국 군인들이 죽으니까 갑자기 삶의 회의를 느끼기 시작한 걸까?

이 질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주지 못해,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뭔가 뒤끝이 찝찝한 상태를 영화를 봐야했다. 적당한 코미디, 정감 가는 캐릭터들, 화려한 액션 등 오락영화로서 전혀 손색이 없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철학적인 면에 있어 '너무나' 적당히 타협해 버린 스토리는 왠지 모르게 뒤가 구리다.

아이언맨, 이제 무기 안 만든다니까 더 트집잡지는 않을께. 뭐, 당당히 밝힌 너의 정체로 오게 되는 후속작들에서의 엄청난 고난과 역경들도 화려하게 헤쳐나갈 수 있을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 하지만 말야, 지난친 건 아니함만 못한 법이라고. 다른 나라 국민들도 좀 생각해줘.

아, 그리고 이건 보너스. 영화 끝나자마자 자리를 뜨신 분들만 보시길.
(근데 이거 불법은 아니려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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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6 23:57 2008/05/06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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