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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디군의 문화와 인터넷 이야기.

'아이언맨'에 해당되는 글 1

  1. 2008/05/06| 피디| 난, 당신 마음에 안 들어. <아이언맨>
<아이언맨>
원제: Iron Man
감독: 존 파브로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테렌스 대션 하워드, 기네스 팰트로
제작사: 마블 엔터프라이지즈
배급사: CJ 엔터테인먼트
상영시간: 108분
개봉일: 2008.04.30

세계적으로 리얼리티 쇼가 대세다. 리얼리티 쇼의 매력이라 하면 평범한 사람들이 온갖 고난과 역경을 견디며 꿈을 이루는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모습들을 여과 없이 즐기며 감동을 받을 수 있다는 것, 혹은 유명인들의 '인간미'를 엿볼 수 있다는 것 등이 있을 것이다. 이런 리얼리티 쇼의 흥행에 힘입어서인지 슈퍼히어로들의 모습도 변화해가는 모습이다. <배트맨 비긴즈>는 궂이 시리즈의 처음 모습을 보여주면서 영웅의 탄생을 숨김없이 보여주었고,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이보다 더 리얼한 슈퍼히어로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인생고에 허덕거리는 피터 파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까지 했다. 이런 피상적인 모습 뒤에는 늘 슈퍼 히어로들의 고뇌가 자리잡고 있었는데, 공통적인 고뇌는 '엄청난 힘과 그 힘에 뒤따르는 책임감', 혹은 '슈퍼히어로서의 인생과 보통 인간으로서의 인생'사이에서 오는 괴리감 등이다. 특히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슈퍼히어로서의 힘과 그에 따르는 책임감, 그리고 용서라는 주제를 3편에 걸쳐 적나라하게 그려내어 교훈적(?)인 모습까지 보여주었다. <배트맨 비긴즈>, <슈퍼맨 리턴즈>, <스파이더맨> 시리즈 등에서 본 슈퍼히어로의 인간적인 모습에 익숙해졌기 때문일까? <아이언맨>은 하이테크놀로지와 막대한 자본금을 바탕으로 한 슈퍼히어로의 모습을 충실하게 그려낸 오락영화였지만, 왠지 난 이 아저씨가 마음에 안 들었다.

명석한 두뇌로 첨단 신무기를 만들며 뛰어난 사업 수완을 보이는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CEO인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는, 어느 날 신무기 시연을 위해 아프가니스탄에 갔다가 게릴라 반군들에게 사로잡혀 무기 개발을 종용당한다. 자사의 무기들을 가지고 자신을 위협하고, 무기 개발을 강요하는 게릴라들에게서 토니는 자신의 인생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한다. 그의 논리를 빌리자면, '미국군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신무기를 만들어왔는데, 그게 게릴라군 손에 들어가 미국군인들을 위협'하기 때문에 더 이상 무기를 만들어 어떻게 해야하는가, 라는 것이다. 아머 슈트의 초기 모델을 만들어 게릴라군에게서 탈출한 토니는 기자회견에서 (방위산업체임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의 무기 사업을 지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한다. 그리고 아머 슈트를 독자적으로 개량해 게릴라 등을 처분하기 위한 활동을 시작한다.

어차피 영화에서는 대놓고 토니 스타크를 '진정한 애국자' 어쩌고 떠벌리니까 속 시원히 까대보자면, 결국 자기네 무기가 다른 나라 사람들한테 팔리니까 더 이상 무기 생산을 안 하겠다? 전쟁의 참혹한 모습을 보고 평화 어쩌고 이러는 게 아니라, 이건 뭐 철저한 자국주의적인 모습이 아닌가. 게다가 대놓고 '우리(미국)가 착한놈, 니들은 나쁜놈'이란 논리를 펴대고 있다. 왜, 신무기로 다른 사람들 죽이는 건 괜찮아서 무기를 팔았었는데, 미국 군인들이 죽으니까 갑자기 삶의 회의를 느끼기 시작한 걸까?

이 질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주지 못해,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뭔가 뒤끝이 찝찝한 상태를 영화를 봐야했다. 적당한 코미디, 정감 가는 캐릭터들, 화려한 액션 등 오락영화로서 전혀 손색이 없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철학적인 면에 있어 '너무나' 적당히 타협해 버린 스토리는 왠지 모르게 뒤가 구리다.

아이언맨, 이제 무기 안 만든다니까 더 트집잡지는 않을께. 뭐, 당당히 밝힌 너의 정체로 오게 되는 후속작들에서의 엄청난 고난과 역경들도 화려하게 헤쳐나갈 수 있을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 하지만 말야, 지난친 건 아니함만 못한 법이라고. 다른 나라 국민들도 좀 생각해줘.

아, 그리고 이건 보너스. 영화 끝나자마자 자리를 뜨신 분들만 보시길.
(근데 이거 불법은 아니려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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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6 23:57 2008/05/06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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