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영웅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브이>
![]() | 로보트태권 브이 세트 - 전5권 - ![]() 양우석 지음, 김태건 그림/문학세계사 로보트태권 브이 세트. 어린 시절 우리의 영웅이었던 <로보트태권V>가 30년 만에 부활한다. SF 블록버스터로 탄생할 실사영화 <로보트태권V>의 원작 <브이>는 미디어다음에 연재 당시 월 평균 조회수 2,100만 건으로 조회수 1위를 기록했다. 태권브이가 바다에 수장된 지 30년 50대의 중년 샐러리맨이 된 김훈과 세계적인 과학자가 된 철이, 영희와 메리, 깡통로봇이 다시 만났다. 그리고 영원히 사라진 줄 알았던 카프 박사까지 저승에서 돌아왔다. |
지구를 향해 소행성이 돌진한다. 곧 지구와 충돌해 아시아가 세계 지도에서 사라지게 될 긴박한 상황. 그런데 소행성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왠 로봇 한 대가 소행성의 진입을 막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30여년 전에 사라졌던 태권 브이! 그리고 조종석에 앉아 있는... 응? 왠 배불뚝이 중년 남자?
<브이>는 일종의 대체역사물로, 로보트 태권 브이가 실존했다는 가정하에 현재(2000년대)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붉은 제국'을 통해 세계에 복수를 하려 했던 카프 박사를 물리치고 돌아온 태권 브이는 일약 영웅이 되지만, 그 후 한국의 불안정한 정세에 휩쓸리게 된다. 12.12 쿠테타,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등을 겪으며 정부의 부조리에 치를 떤 훈은 스스로 태권 브이를 수장시키고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자했고, 그 과정에서 메리는 파괴되고, 철이는 군인들이 쏜 총에 맞아 반신불구가 된다. 그 후 30여년이 지나, 훈과 영희는 그저 보통의 중년 부부가 되어 나름대로의 평화로운 삶을 살고 있는 와중에, 철이가 로보트 태권 브이를 복원시키고, 다시 눈을 뜬 메리가 아버지의 복수를 하겠다며 붉은 제국의 재건을 꾀한다.
<브이>의 탄생은 어릴 적 영웅의 귀환이라는 큰 의미가 있어 그 자체로도 많은 사람들이 환호했다. 하지만 그 선에서 그치지 않고 보다 현실과 가깝게 접목시키고자 한 노력의 흔적이 곳곳에서 엿보인다. 정부의 이익을 위해서만 사용되기를 강요받다가 사라져버린 영웅, 그 안에서 나온 희생자들. 이들의 슬픔과 분노는 다시 사회를 겨냥했고, 영웅의 귀환을 꿈꿨다. 하지만 정말 슬픈 것은 <브이>에서 다시 보게 되는 80년대의 암울하고 불안했던 정세 뿐만 아니라, 반복되는 역사에서 오는 허탈감이다. 단지 바뀐 것은 그 수단 뿐이었다. 과거의 정부가 무력 진압, 언론 통제를 통해 시민들을 통제하고 영웅을 사라져버리게 만든 반면, 현재의 정부와 거대 세력은 사건을 조작하고 언론을 이용해 시민들을 선동해 또다시 영웅을 제거하려 한다.
역사를 통해 배워야 한다고 누누이 배워왔지만 거대 세력의 이권을 위해 다시 반복되고야 마는 슬픈 역사. '과거는 이미 반복되고 있어...'라며 보여준 메리의 슬픈 눈빛은 곧 우리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기에, 우리의 세계와 <브이>의 세계는 하나로 뭉뚱그려진다. 과연 역사는 반복될까? 아니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까?
@사족
작년에 운이 좋게도 태권 브이 2007년 디지털 복원판의 언론 시사회에 간 적이 있었다. 수많은 아이들 속에서 로보트 태권 브이 가면을 손에 쥐고, 추억 속에 아련하게 자리잡았던 영웅의 모습을 감격에 겨워 감상했었다. '63빌딩에서 나온다던' 영웅의 모습을 실제로 마주하게 된 것이다.
좀 더 자료를 찾아보니,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2009년에는 실사판 태권 브이가 개봉할 예정이라고 한다. <브이>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하고, 감독은 <세븐데이즈>의 원신연 감독이라고 하니, 상당히 기대해볼만하다.
다만, 이 자료들을 보면 강조되는 것이 '200억원 규모의' 대작이라는 것인데, 아, 왠지 불안이 엄습한다. <원더풀 데이즈> 때의 악몽이 되살아난다고나 할까. 규모가 크지 않아도 좋으니, 부디 좋은 작품만 만들어주시길.







댓글
2008/10/08 20:56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저도 태권브이 세대걸랑요.
내년에 꼭 실사 태권브이 영화를 볼 수 있기를 조용히 바래봅니다.^^
2008/10/09 10:09
감사합니다, 계란가수님^^
요즘 하이패스던가요? 거기에서 실사 태권브이 가지고 광고도 만들고 하는거 보면...
상당히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