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상, 혹은 청춘. <별이 내리는 마을>
![]() | 별이 내리는 마을 7 - ![]() 하라 히데노리 지음/대원씨아이(만화) |
하라 히데노리의 작품은 <겨울 이야기>로 처음 접했고, 순식간에 이 아저씨의 팬이 되었다. 시기가 시기였기 때문이었을까, 주인공인 히까루에게 나름 꽤 감정이입이 되었던 것 같다. 구질구질하고, 궁상맞고, 시쳇말로 찌질함의 대명사. 특별히 멋있다고 하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딱히 못난 것도 아닌, 그저 옆 집에 살고 있을 법한 주인공의 모습. 히데노리의 작품들은 대게 그런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하라 히데노리는 '청춘 만화의 1인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듯 하다. 그 수식어를 접하면서, '응, 그런 것 같아.'라고 생각했다. <SOMEDAY>, <언제나 꿈을>, <내 집으로 와요>, <겨울 이야기> 같은 작품들을 접하면서 보면, 주인공 혹은 주변 인물들은 대게 20대를 넘어가는 법이 거의 없다. 가장 꿈과 희망이 왕성할 시기, 그렇기에 방황과 고민도 많이 하게 되고, 더 큰 실망을 받고 좌절하기도 한다. 히데노리는 아무래도 그런 청춘 속에 숨겨진 작은 희망 같은 것, 혹은 청춘 그 자체에 대해 남모를 동경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히데노리의 가장 큰 장기는 주인공으로 하여금 궁상의 바닥까지 치닫게 만드는 것인데, 이번 작품도 여지없다. 코타로는 나기사를 좋아하지만 나기사는 다른 사람을 좋아하고, 자신을 옥죄기만 하는 부모님의 간섭에 숨이 막힌다. 사실 코타로가 그런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는데, 다른 픽션에서 주인공이 이런 상황에 처했을 때 짠하고 나타나 주인공을 구해줄 법도 한 우연이나 사건 따위는 없다. 그저 궁상만 떨다가 우여곡절 끝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는다. 멋진 감동이나 간지 좔좔 흐르는 사건 따위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방황하기만 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너무 리얼해서 오히려 현실감이 상실될 정도다.
개인적으로 하라 히데노리의 작품을 보다보면 꽤 오래된 무라카미 류의 에세이, <자살보다 SEX>가 떠오른다. 하라 히데노리와 무라카미 류는 정 반대의 스타일로 정 반대의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생각나는가보다. 무라카미 류는 '연애 따위 최악. 스스로 일어서니 못하는 놈은 연애할 자격도 없다'고 다그치는 반면, 하라 히데노리는 연애, 사랑,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서 어떤 희망을 재발견하는 것을 좋아한다. 무엇이 정답이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있겠냐마는, 무라카미 류처럼 사는 건 너무 척박하고, 하라 히데노리 속의 주인공들은 늘 참 너무 지지리 궁상을 떠는 것 같아 동정심을 갖게 된다.
하라 히데노리의 작품들을 매우 좋아하고, 이 작품도 그런 기대를 많이 만족해 주었지만 별이 하나 깎인 이유. 왠지 마지막이 후다닥 끝난 느낌이다. 미나코는 어떻게 된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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