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세상은... <여행생활자>
![]() | 여행생활자 - ![]() 유성용 지음/갤리온 책은 여행가이드가 아닌 자기 자신을 찾아 나선 자의 내밀한 기록이다. 저자에게 여행이란 그런 것이다. 남루함과 가난 외에는 찾을 것이 없는 외진 세상의 구석구석을 여행하며 저자는 외곬수처럼 사진을 찍어내고 그 안에서 빛나는 삶의 진실들을 캐낸다. 풍부한 감수성으로 적어내려간 여행기는 그러한 깨달음을 통해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인 것이다. |
월간 잡지 PAPER의 집필진들은 다들 지구별에 잠깐 놀러 온 소행성 B-612호1의 주민들로, 독자들은 그네들의 독특한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고 이야기를 듣는 것을 즐긴다. 그렇기에 그들이 지구인이 아니라는 점은 공공연한 비밀이 되어버렸다.
그렇다보니, PAPER에 실리는 여행기들은 여행기라기보다는 에세이에 가깝다. 어차피 지구로 여행 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딱히 지구의 다른 곳에 간다고 해서 '여행기'라기에는 좀 어폐가 있는 것이다. 그저 '오늘은 어디를 가봤는데...'라며 시작하는 일기, 그래, 그런 느낌이랄까.
유성용과 박동식, 두 사람(일단은 '소행성 B-612호 주민들'이라고 매번 하는 것이 귀찮으니, 일단 사람이라고 해두자.)이 쓰는 글들은 참으로 좋다. 그네들의 글들에는 풍경과 아름다움보다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오늘은 어디 갔었는데, 이런 사람들이 있더라. 라는 식이다. 이 책의 부제는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여행기'인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사람이 없는 곳을 홀로 여행할 때, 혹은 두고 온 사람들을 향한 그리움으로 범벅이 되었을 때의 외로움과 마음이 통하는 여행지의 친구를 만났을 때의 행복함이 모두 함께 들어가 있으니까. 단순히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이라고 하는건 정말이지 이 책을 반만 읽고서 하는 얘기다. 천사와 짜이를 마시고, 인사 한 번 나누지 않은 사람과 함께 추위를 녹이는 속에서 어찌 쓸쓸함을 이야기할까.
책을 다 읽고 덮는 순간, 꿈에서 깨어났다. 언젠가에도 얘기했었지만, 내가 티벳과 네팔, 파키스탄에 환상을 갖게 된 건 유성용, 박동식, 이 두사람의 공이 크다. 이 사람들의 글 속에서 함께 쓸쓸해 하다가도 마음 좋은 사람을 만나 친구가 되는 그네들의 글들은 마치 꿈나라를 여행하는 듯 몽롱하고 아름답다. 어찌 환상을 갖지 않을 수 있겠느냐 말이다. 때문에 책을 덮는 순간, 꿈에서 깨어남과 동시에, 눈 앞에 있던 그 웅장한 설산과 넓고 푸른 호수와, 맑은 미소를 가진 사람들이 사라지면서, 그 한 구절만이 머릿속을 맴돈다.
세상은 언제나처럼 여전히 외롭고 막막하기만 하다.
- 어린왕자로 유명한 그곳.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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