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인 히어로물. <전우치>
![]() | 전우치 - ![]() 최동훈 감독: 최동훈 출연: 강동원, 임수정, 염정아, 백윤식, 김윤석 제작/배급사: 영화사 집 / CJ 엔터테인먼트 제작국가: 한국 상영시간: 136분 개봉일: 2009-12-23 |
히어로물을 좋아하는 나로선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인데, 최근 히어로물들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최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에 의해 재조명을 받게 된 배트맨 시리즈도 그렇고, 최초의(?) 생계형 히어로의 모습을 보여준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그렇다. 이번에 개봉한 <전우치> 역시 여러모로 상당히 매력적인 히어로물인데, 닮은 꼴을 찾아보자면 영웅으로서의 자각보다는 그저 인생을 즐기는 데 더 관심이 많고, 주변으로부터 영웅으로서 인정받지 못한다는 점 등이 아마 핸콕과 가장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전우치전에서 모티브를 따 온 <전우치>는 메인 스토리가 지극히 한국스럽다. 본래 신라 신문왕 시절에 만들어져 불면 모든 전염병이나 자연 재해 같은 나라의 근심 걱정이 사라진다는 만파식적으로 요괴들을 봉인하려 했었다는 것이나, 전우치의 싸움의 이유가 스승님에 대한 복수라는 것, 그리고 그러한 사건들의 전개가 다른 나라의 히어로물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것들이었다. 특히 화려한 CG 기술로 스크린에 그려진 각종 도술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조금 과장해서 <트랜스포머>를 실사 영화로 봤을 때의 느낌과도 비슷했다.
또 하나의 특이할만한 점은, <전우치>는 앞서 언급한 핸콕과는 달리 마지막까지도 그다지 영웅으로서의 자각을 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보통의 히어로물들은 영웅이 탄생하고 난 후, 악당들을 물리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자의적으로 그런 일에 뛰어든 히어로도 있지만, 보통 '왜 내게 이런 힘이 있는거야!'라며 괴로워하다가 주변 사람들의 도움, 혹은 '힘을 가진 자에겐 책임이 따르는 법'이라는 등의 훈계를 받고서 세계를 지키기 위해 (불쌍하게도) 그 한 몸을 희생한다. 그런데 전우치의 경우는 많이 다르다. 화담(김윤석 분)의 싸움의 이유는 지극히 이제까지의 악당들과 비슷하다. 전우치가 가지고 있는 만파식적 반쪽, 그게 가지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전우치의 스승을 살해하고 500년이 지난 후에도 그렇게 전우치의 뒤를 쫓으며 그에게 시비를 거는 것이다. 허나 전우치는 어떠한가. 만파식적을 요괴들로부터 보호해야 한다거나, 요괴들 때문에 뒤숭숭한 세상을 구해야 한다거나 하는 자각이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신선들은 전우치를 못미더워하고 그에게서 만파식적을 빼앗으로 했다. 전우치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하나, 스승님을 죽인 나쁜 놈에게 원수를 갚아야 한다는 것 뿐이었다. 그의 싸움의 이유는 스승, 넓게 보자면 가족의 연을 지키기 위함이 컸고, 그렇기에 다른 영웅들이 겪어야 했던 성장통을 뛰어넘을 수 있었다. 지극히 한국적인 히어로물이라는 이야기는, 단지 한국 고전 소설에서 따 온 캐릭터가 나왔기 때문만이 아니라, 이처럼 이야기의 전반적인 흐름에 한국적인 정서가 깔려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한가지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화담이라는 캐릭터가 전우치만큼 부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본래 히어로물에서 영웅이 멋있기 위해선 악당이 관객들마저 압도해 버리는 극단적인 악의 카리스마를 보여주거나(대표적으로 다크 나이트의 조커가 있겠다.), 아니면 악당에게도 동화되어 버릴 만큼의 매력이 있어야 한다. 허나 전우치에서 화담은 그 양 쪽 어느 곳에서도 그다지 자신의 매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캐릭터였다. 선에서 악으로 변해가는 과정은 너무 빠르고 지나치게 많은 의문이 있었기 때문에 관객들은 쉽게 동화되지 못했고(머리로는 알겠지만 마음이 따라가지 못한달까.), 악으로서의 카리스마 역시 약했다. 중간에 나왔던 레스토랑 시퀀스에서 그 모습을 보여주려 한 듯 하지만, 멋진 악당이 되기 위한 것으로는 많이 부족했다. 이 시퀀스에서 그의 대사, "더 살아봐야 좋을 건 없단다."는 마지막 결투의 결말과도 연결되는 듯 하긴 하지만, 그것이 부각될만한 찬스가 없었다. 아아, 훨씬 매력적인 악당이 될 수도 있었는데도 2%의 부족함이 안타까운 캐릭터, 화담이여.

나를 찾았는가?
비록 개인적으로는 화담 캐릭터의 안타까움이 크긴 했지만, 최초로 나온 한국적인 히어로물임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완성도와 재미를 주었다는 점에서 반갑고도 고마운 일이다. 한가지 소망해 보자면, 아직 그런 이야기는 없는 것 같지만 전우치가 최소한 이 정도의 퀄리티를 유지하며 시리즈물로 제작되었으면 좋겠다. 영화의 결말이나 이야기의 흐름들이 새 시리즈로 이어가기에도 부담 없는 내용들이었으니, 가능하지 않겠는가? 아니, 그러지 말고 꼭 좀.








댓글
2010/01/01 21:48
나도 전우치 재밌게 봤엉~ ^^
근데 난 전우치가 히어로물이라고는 생각을 못했네.. ^^; 생각없이 재밌게 보기에 참 좋은 영화였음... 게다가 강동원이 주인공! ^^;
도사는~ 바람을 다스리고~ >.<
2010/01/02 01:14
아... 강동원 진짜 너무 귀엽게 나왔음!
진짜 캐릭터 잘 살린 듯...
남자인 내가 봐도 홀딱 반하게...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