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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디군의 문화와 인터넷 이야기.

'김윤석'에 해당되는 글 2

  1. 2010/01/01| 피디| 한국적인 히어로물. <전우치> (2)
  2. 2008/03/08| 피디| 다만, 분노할 수 밖에 없을 뿐이다. <추격자>
전우치 - 8점
최동훈
감독: 최동훈
출연: 강동원, 임수정, 염정아, 백윤식, 김윤석
제작/배급사: 영화사 집 / CJ 엔터테인먼트
제작국가: 한국
상영시간: 136분
개봉일: 2009-12-23

히어로물을 좋아하는 나로선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인데, 최근 히어로물들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최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에 의해 재조명을 받게 된 배트맨 시리즈도 그렇고, 최초의(?) 생계형 히어로의 모습을 보여준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그렇다. 이번에 개봉한 <전우치> 역시 여러모로 상당히 매력적인 히어로물인데, 닮은 꼴을 찾아보자면 영웅으로서의 자각보다는 그저 인생을 즐기는 데 더 관심이 많고, 주변으로부터 영웅으로서 인정받지 못한다는 점 등이 아마 핸콕과 가장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전우치전에서 모티브를 따 온 <전우치>는 메인 스토리가 지극히 한국스럽다. 본래 신라 신문왕 시절에 만들어져 불면 모든 전염병이나 자연 재해 같은 나라의 근심 걱정이 사라진다는 만파식적으로 요괴들을 봉인하려 했었다는 것이나, 전우치의 싸움의 이유가 스승님에 대한 복수라는 것, 그리고 그러한 사건들의 전개가 다른 나라의 히어로물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것들이었다. 특히 화려한 CG 기술로 스크린에 그려진 각종 도술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조금 과장해서 <트랜스포머>를 실사 영화로 봤을 때의 느낌과도 비슷했다.

또 하나의 특이할만한 점은, <전우치>는 앞서 언급한 핸콕과는 달리 마지막까지도 그다지 영웅으로서의 자각을 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보통의 히어로물들은 영웅이 탄생하고 난 후, 악당들을 물리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자의적으로 그런 일에 뛰어든 히어로도 있지만, 보통 '왜 내게 이런 힘이 있는거야!'라며 괴로워하다가 주변 사람들의 도움, 혹은 '힘을 가진 자에겐 책임이 따르는 법'이라는 등의 훈계를 받고서 세계를 지키기 위해 (불쌍하게도) 그 한 몸을 희생한다. 그런데 전우치의 경우는 많이 다르다. 화담(김윤석 분)의 싸움의 이유는 지극히 이제까지의 악당들과 비슷하다. 전우치가 가지고 있는 만파식적 반쪽, 그게 가지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전우치의 스승을 살해하고 500년이 지난 후에도 그렇게 전우치의 뒤를 쫓으며 그에게 시비를 거는 것이다. 허나 전우치는 어떠한가. 만파식적을 요괴들로부터 보호해야 한다거나, 요괴들 때문에 뒤숭숭한 세상을 구해야 한다거나 하는 자각이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신선들은 전우치를 못미더워하고 그에게서 만파식적을 빼앗으로 했다. 전우치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하나, 스승님을 죽인 나쁜 놈에게 원수를 갚아야 한다는 것 뿐이었다. 그의 싸움의 이유는 스승, 넓게 보자면 가족의 연을 지키기 위함이 컸고, 그렇기에 다른 영웅들이 겪어야 했던 성장통을 뛰어넘을 수 있었다. 지극히 한국적인 히어로물이라는 이야기는, 단지 한국 고전 소설에서 따 온 캐릭터가 나왔기 때문만이 아니라, 이처럼 이야기의 전반적인 흐름에 한국적인 정서가 깔려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한가지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화담이라는 캐릭터가 전우치만큼 부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본래 히어로물에서 영웅이 멋있기 위해선 악당이 관객들마저 압도해 버리는 극단적인 악의 카리스마를 보여주거나(대표적으로 다크 나이트의 조커가 있겠다.), 아니면 악당에게도 동화되어 버릴 만큼의 매력이 있어야 한다. 허나 전우치에서 화담은 그 양 쪽 어느 곳에서도 그다지 자신의 매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캐릭터였다. 선에서 악으로 변해가는 과정은 너무 빠르고 지나치게 많은 의문이 있었기 때문에 관객들은 쉽게 동화되지 못했고(머리로는 알겠지만 마음이 따라가지 못한달까.), 악으로서의 카리스마 역시 약했다. 중간에 나왔던 레스토랑 시퀀스에서 그 모습을 보여주려 한 듯 하지만, 멋진 악당이 되기 위한 것으로는 많이 부족했다. 이 시퀀스에서 그의 대사, "더 살아봐야 좋을 건 없단다."는 마지막 결투의 결말과도 연결되는 듯 하긴 하지만, 그것이 부각될만한 찬스가 없었다. 아아, 훨씬 매력적인 악당이 될 수도 있었는데도 2%의 부족함이 안타까운 캐릭터, 화담이여.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를 찾았는가?

비록 개인적으로는 화담 캐릭터의 안타까움이 크긴 했지만, 최초로 나온 한국적인 히어로물임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완성도와 재미를 주었다는 점에서 반갑고도 고마운 일이다. 한가지 소망해 보자면, 아직 그런 이야기는 없는 것 같지만 전우치가 최소한 이 정도의 퀄리티를 유지하며 시리즈물로 제작되었으면 좋겠다. 영화의 결말이나 이야기의 흐름들이 새 시리즈로 이어가기에도 부담 없는 내용들이었으니, 가능하지 않겠는가? 아니, 그러지 말고 꼭 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2010/01/01 13:17 2010/01/01 13:17
추격자
감독: 나홍진
출연: 김윤석, 하정우, 서영희
제작사: (주)영화사 비단길
배급사: 쇼박스(주)미디어 플렉스
상영시간: 123분
개봉일: 2008.02.14

이 영화가 개봉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이 영화를 <살인의 추억>에 빗대어 표현하는 제목의 글을 본 적이 있었다. 아마도 두 영화 모두 희대의 살인극을 모티브로 한 영화라는 점이 크게 부각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되는데, 오히려 나는 이 영화는 <공공의 적>과 닮았다고 느껴진다.

일단 이 영화는 스릴러의 모든 요소를 갖추었다. 제한 시간 동안, 한정된 공간 내에서, 범인을 잡아야 하는 주인공, 엄중호(김윤석 분).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는 떨게 만드는 것은 다름아닌 범인, 지영민(하정우 분)의 존재, 그 자체이다. 혹시 큐브(빈센조 나탈리 감독, 1997년)를 기억하시는지? 빈센조 나탈리 감독을 단번에 천재 감독으로 만들어 준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자 공포는 정체모를 '큐브' 그 자체였다. 이유도 모른체 큐브 속에 감금된 사람들, 그리고 그 속에서 보여지는 추한 인간성의 말로. 하지만 한줄기의 희망. 지영민의 존재는 큐브의 그것과 일맥상통하며, 무엇보다 환타지가 아니라는 점이 가장 두렵다.

왜 지영민은 수많은 사람들을 살해했을까? 그리고 왜 그렇게 덤덤하게 "내가 죽였어요."라고 말할 수 있었던 걸까? 그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영화의 마지막까지 그 이유는 철저히 베일에 흽싸여 있다. 바로 이 점이 관객들에게 가장 큰 공포로 다가온다. 이유 없이,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다른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존재가 바로 우리의 이웃에 존재하고 있었다. 아니, 지금도 존재하고 있을지 모른다.

우리는 만 하루 동안 지영민의 뒤를 쫓는 엄중호를 따라다니게 된다. 범인. 하지만 증거가 없다. 증거불충분으로 풀어줘야 할 그녀석의 집에는 그녀석에게 죽임을 당할 위기에 놓인 한 여자가 발버둥치고 있다. 우리는 그저 지영민이 풀려나지 않기를, 엄중호가 그를 잡아넣을 수 있는 그 무언가를 찾아내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어야만 한다. 답답하다. 정말, 미치도록 답답하다. 증거불충분의 용의자를 구타하고 자백하게 만들었다 하여 풀어주라 하는 검찰을 이해할 수는 있다. 시장이 유세 때문에 시찰을 나간 덕에 그를 지키기 위해 지원을 나간 경찰들도 (참으로 더럽지만) 이해하지 못할 것은 아니다. 공권력의 부실함이라고 하기엔 시간이 너무 짧아 그네들을 비판하기는 힘들지만, 어쨌든 보고 있는 사람의 입장으로선 안타깝고 화가 날 뿐이다. 뻔히 보이는 범인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엄중호는 그런 우리의 답답함과 범인에 대한 분노를 유일하게 토해줄 수 있는 극중 단 한 명의 캐릭터이다.

현실성을 극대화한다면, 엄중호라는 캐릭터가 이같은 연쇄살인사건에 개입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감독은 약간의 무리수를 둔다. 전직 경찰, 지금은 포주. 잡혀간 여인의 당돌한 딸과의 만남. 범인의 실체가 밝혀지고 울부짖은 아이. 단지 돈을 목적으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사건에 개입하게 된 엄중호가 어느 새 정의를 대변하고 있다는 점이 좀 불편하기도 하지만, 그럴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또 한편으로 씁쓸하기도 하다.

@덧.
무엇보다 <즐거운 인생>에서 힘들지만 행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따뜻한 가장의 모습에서 거친 추격자로 변신한 김윤석씨를 만나게 된 것과, 서영희씨를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영화는 꽤 큰 선물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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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08 22:46 2008/03/08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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