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es/Movie 2007/08/11 05:25
끔찍하도록 아름다운, <기담>
이 영화의 제목은 <기담>이다. 제목만 놓고 보자면 오래전에 본 영화인 <기묘한 이야기>가 떠오른다. 하지만 <기묘한 이야기>가 말 그대로 '기묘한' 이야기들인 것에 반해, <기담>은 호러물에 가깝다. 오프닝 시퀀스에서 보여주는 뇌수술 장면이나 시체의 온 몸을 뒤덮고 있는 달팽이, 목이 툭 떨어지고서도 묵묵히 걸어오는 귀신을 마주하고 있자면 기묘하기는 하나 소름이 쫙 돋을 정도의 공포가 온 몸을 휘감는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기담>을 가장한 '무서운 이야기'이다.
1942년 경성의 안생병원에서 비슷한 시기에 일어난 세가지의 (어쨌거나) 기묘한 이야기들은 사랑에 대한 세가지 이야기다. 딸의 억울한 죽음을 어떻게든 보상하고자 산 사람을 희생시킨 어머니의 광적인 사랑, 어머니의 남자를 사랑한 딸의 어긋난 사랑, 그리고 죽음조차도 가를 수 없었던 부부의 사랑. 이들의 사랑은 현실에서는 이루어질 수 (혹은 완성될 수) 없었기에 그만큼 더 애절했고, 그렇기에 더욱 끔찍할 정도로 아름다워질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 영화를 그저 '무서운 이야기'라고 볼 수는 없어지게 된다. 아무리 잔인하고, 놀라고, 끔찍한 장면이 나와 온 몸에 소름을 한사발씩 뿌려놓더라도, 결국 왜 그래야만했는지, 왜 그런 상황에 처해야만 했는지 이야기를 듣고 있다보면 또 다른 종류의 소름이 돋아나게 된다. 다른 공포 영화와 달리 <기담>의 세 이야기의 결말은 끔찍하지만 슬프고, 눈부시게 아름답다.
동원(김태우 분)은 강의 중에 한 학생이 "그럼 선생님은 귀신의 존재를 믿으십니까?"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영혼의 존재는 믿고 싶어요. 인간에게 영혼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너무 쓸쓸하지 않을까요?"
이 말은 세가지 이야기의 주축을 이루고 있기에, 보는 동안에는 호러스러운 장면들에 놀라느라 신경쓰지 못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머릿속을 서늘하게 만든다. 영혼이 없다면 쓸쓸하다는 것이 누구를 향한 말인가, 남겨진 자들이 죽은 사람을 더이상 추억할 수 없기에, 다시 만날 수는 없어도 추억할 수 있는 한줄기 희망조차 남겨지지 않기에, 그렇게도 쓸쓸해진다고 하는 것 아닐까.
그렇기에 인영(김보경 분)의 마지막 대사가 그렇게도 마음을 쓸쓸하게 하고, 아사코(고주연 분)가 마지막으로 본 장면이 아름다우며, 정남(진구, 전무송 분)의 호소가 애절하게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감독: 정식, 정범식
출연: 김보경, 김태우, 진구, 이동규, 고주연
제작사: 영화사 도로시
배급사: (주)스튜디오 2.0
상영시간: 98분
개봉일: 2007.08.01
1942년 경성의 안생병원에서 비슷한 시기에 일어난 세가지의 (어쨌거나) 기묘한 이야기들은 사랑에 대한 세가지 이야기다. 딸의 억울한 죽음을 어떻게든 보상하고자 산 사람을 희생시킨 어머니의 광적인 사랑, 어머니의 남자를 사랑한 딸의 어긋난 사랑, 그리고 죽음조차도 가를 수 없었던 부부의 사랑. 이들의 사랑은 현실에서는 이루어질 수 (혹은 완성될 수) 없었기에 그만큼 더 애절했고, 그렇기에 더욱 끔찍할 정도로 아름다워질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 영화를 그저 '무서운 이야기'라고 볼 수는 없어지게 된다. 아무리 잔인하고, 놀라고, 끔찍한 장면이 나와 온 몸에 소름을 한사발씩 뿌려놓더라도, 결국 왜 그래야만했는지, 왜 그런 상황에 처해야만 했는지 이야기를 듣고 있다보면 또 다른 종류의 소름이 돋아나게 된다. 다른 공포 영화와 달리 <기담>의 세 이야기의 결말은 끔찍하지만 슬프고, 눈부시게 아름답다.
동원(김태우 분)은 강의 중에 한 학생이 "그럼 선생님은 귀신의 존재를 믿으십니까?"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영혼의 존재는 믿고 싶어요. 인간에게 영혼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너무 쓸쓸하지 않을까요?"
이 말은 세가지 이야기의 주축을 이루고 있기에, 보는 동안에는 호러스러운 장면들에 놀라느라 신경쓰지 못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머릿속을 서늘하게 만든다. 영혼이 없다면 쓸쓸하다는 것이 누구를 향한 말인가, 남겨진 자들이 죽은 사람을 더이상 추억할 수 없기에, 다시 만날 수는 없어도 추억할 수 있는 한줄기 희망조차 남겨지지 않기에, 그렇게도 쓸쓸해진다고 하는 것 아닐까.
그렇기에 인영(김보경 분)의 마지막 대사가 그렇게도 마음을 쓸쓸하게 하고, 아사코(고주연 분)가 마지막으로 본 장면이 아름다우며, 정남(진구, 전무송 분)의 호소가 애절하게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출연: 김보경, 김태우, 진구, 이동규, 고주연
제작사: 영화사 도로시
배급사: (주)스튜디오 2.0
상영시간: 98분
개봉일: 2007.08.01





댓글
2007/08/11 08:30
이 영화, 아무 기대 없이 시사회서 덥썩 봤는데 상당히 괜찮았지. 끄닥끄닥.
2007/08/11 23:18
으음, 괜찮은 영화긴 했는데, 최근엔 호러물은 도저히 제대로 못 보게 되서...
놓친 장면도 꽤 될...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