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가 '도구'가 되는 순간
부가 기능Add-on?
불여우FireFox가 처음 나타났을 때, 강점으로 내세웠던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부가 기능이었다. 그런데 난 솔직히, '그거, 필요한가?' 싶은 생각이 먼저 들었다. 깔끔하고 안정적인 걸 좋아하는 나로선, 부가 기능은 왠지 깔끔한 브라우저에 무언가 덕지덕지 덧붙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었다. 나는 부가 기능 따위와는 상관 없는 사람, 이라고 미리 단정짓고 있었다.
del.icio.us의 불여우 부가 기능
그런데 내가 주로 사용하는 즐겨찾기bookmark 서비스인 del.icio.us1에서 제공하는 부가 기능을 설치해보고선 그 매력에 제대로 흠뻑 빠져들었다.
서비스가 도구tool로 바뀐다.
del.icio.us의 부가 기능이 정말 매력적인 건, 새로 즐겨찾기를 추가할 때가 아니라, 즐겨찾기를 찾을 때다.

del.icio.us의 부가 기능을 설치한 불여우 (http://delicious.com/help/quicktour/firefox)
누군가는 익스플로러나 불여우에 기본으로 있는 '즐겨찾기'나 '연결' 폴더를 사용하라고 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del.icio.us의 부가 기능을 설치해서 사용하는 것과 브라우저의 기본 기능을 사용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다를 수 밖에 없다. 부가 기능을 통해 도구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del.icio.us라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내가 어떤 컴퓨터에서, 어떤 버전의 불여우를 사용하든지2 동일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 얼마나 근사한가?
습관까지 파고든다.
툴의 탈을 쓴 서비스는 습관까지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 내가 아침에 브라우저를 띄우자마자 가장 먼저 방문하는 페이지들이 있다. 메일, RSS, 블로그 등을 확인하는 것이다. 이걸 매번 일일이 주소를 쳐가면서 다닌다는 건 너무 소모적인 일이다. 앞서 말한 브라우저의 즐겨찾기, 혹은 연결 폴더를 이용할라치면 내가 사용하는 모든 컴퓨터에 (최소한 회사/집의 두 대에는) 동일한 정보를 넣어두어야 한다. 그런데 이놈의 del.icio.us 부가 기능을 사용하면 이런 짓이 가능하다.

'startingpage'로 등록된 리스트들
일단 매일 확인하고픈 사이트들을 del.icio.us에 특정 태그를 이용해 등록한다. 나는 다른 곳에선 잘 사용하지 않는 태그인 'startingpage'를 사용한다. 그리고 불여우와 불여우용 del.icio.us 부가 기능을 설치하고 ID, 암호 등을 설정한다. 그리고 위의 태그 검색에 지정한 태그(그러니까 나는 'startingpage')를 검색한다. 그럼 내가 보고 싶은 페이지들이 리스트로 쭉 나타나고, 나는 이 페이지들을 하나씩 클릭하면서 말 그대로 브라우징browsing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건 이제 내개 완전한 습관이 되어버려서, 이렇게 페이지들을 돌아다니지 않고 일일이 주소를 입력해서 다니려고 하면 무언가 빼먹은 사이트가 있지는 않은지 매우 불안해지기에 이르렀다.
어느 순간 내가 이러한 습관이 들었다는 걸 아는 순간, 좀 오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 동안 혼합mash-up 서비스가 어쩌고, 인프라가 어쩌고 공부랑 말은 많이 했어도, 이렇게까지 사람의 생활(?)에 파고드는 서비스가 될 수 있다니, 놀랍지 않나! 게다가 나는 이 부가 기능을 사용하면서부터는 del.icio.us 페이지엔 아예 가지를 않는데도, del.icio.us 서비스는 내게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런 조그마한 깨달음들이, 새삼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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