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영광을 다시 한 번, <미스터 브레인>
<히어로>는 내 기억에 아마도 처음으로 접했던 일드였다. 기존의 격식 차리기에 급급한 검사가 아닌 청바지에 티셔츠의 수수한 차림의 발로 뛰는 검사, 쿠리오 코헤이(키무라 타쿠야 분)는 그 자체로도 매력적인 캐릭터였고, 툴툴거리면서도 서서히 쿠리오 검사와 러브 라인을 형성해 갔던 아마미야(마츠 타카코 분)를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스토리라인은 쿠리오 검사가 격식 차리고 '현장 검증 같은 건 형사들이 할 일'이라며 책상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했던 동료 검사들을 변화시키며 사건을 해결해 가는 모습이었다. 사건 해결 과정에서 보여준 추리물로서의 긴장감보다도 그렇게 변해가며 미궁에 빠질 뻔한 사건들이 해결되어 갈 때의 쾌감은 신선함을 넘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었다.
새삼스레 이 오래 된 드라마의 이야기를 꺼내드는 건, 이 <미스터 브레인>이 <히어로>와 비슷한 구도를 가지고 있어, 보는 내내 <히어로>가 생각났었기 때문이다. <히어로>의 배경은 검사실이고 쿠리오 검사는 기존 검사의 틀을 깨고 발로 뛰는 독특한 검사였던 반면, <미스터 브레인>의 배경은 과경연Institute of Police Science이고, 키무라 타쿠야는 괴짜 뇌과학자 츠쿠모로 분한다. CSI와 비슷한 분위기지만 CSI처럼 현상에서 뛰는 것보다 새로운 문제 해결을 찾기 위한 연구소의 성격이 강한 과경연의 과학자들은 <히어로>의 검사들과 비슷하게 책상 앞에서 연구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다가, 점차 츠쿠모에게 동화되어 간다. 아,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미스터 브레인>에서 조수인 유리(아야세 하루카 분)는 첫눈에 츠쿠모에게 반했단 정도랄까. 덕분에 시종일관 쿠리오에게 도도했던 아마미야와 달리, 이런 저런 실험의 희생양이 되는 일이 많았지만, 그게 또 나름 귀여웠다는거.

그저 첫 눈에 반했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뇌파 측정 기구를 쓰고 원숭이 취급을 받는다거나...

끝말잇기 놀이를 하다가 뇌연령이 54세라고 놀림을 받기도 하고,

몰래 카메라식 실험 대상이 되어 대중 앞에서 웃긴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밀실에 갇혔다가 풀려나기도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미스터 브레인>이 화제가 되었던 건 매 에피소드마다 당대 톱 클래스 연예인들이 출연해 주었다는 점인데, 이름을 아는 건 료코와 각트 정도였지만, 얼굴만이라도 아는 다양한 연예인들이 매 에피소드에 나오는 걸 보고 이게 키무라 타쿠야의 이름값이라는 건가, 하면서 감탄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즐거웠던 건 나카마 유키에가 나왔던 에피소드! 평소에 나카마 유키에가 주연했던 드라마들의 중독성 강한 명랑 발랄 캐릭터가 아닌 잔인한 살인자의 모습을 연기하는 나카마 유키에를 보면서, '그러면 안돼-'를 (마음 속으로만, 어디까지나 마음 속으로만) 외쳤던 나는 도대체 어디까지 빠져들어야 바닥을 치고 현실을 볼 것인지 내심 불안하기도...

도전 메뉴에 성공해서 좋아라하는 모습도 귀엽고,

뭔가 사정이 있는 듯한 애틋한 모습도,

잔인한 살인자의 모습까지도 아름다우시지만,

역시 나카마 유키에씨는 이렇게 있는게 가장 아름답군요.
어쨌든 이번 드라마를 통해 키무라 타쿠야의 매력은 다시 한번 유감없이 발휘되었고, 괴짜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멋있을 수 있다는 걸 정말 제대로 보여준 그는, 그야말로 사기 캐릭터라고 밖에 볼 수 없다는 거.

한자로 九十九라고 쓰고 츠쿠모라고 읽는 츠쿠모입니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있고, 다음 시리즈를 위한 떡밥이 많이 던져져 있는 데다가, 시청률 또한 꽤 높았기 때문에 다음 시리즈가 또 나오지 않을까 내심 기대한다. 흠, 츠쿠모, 그 땐 유리한테 좀 더 상냥하게 대해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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