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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디군의 문화와 인터넷 이야기.

'2009/12'에 해당되는 글 18

  1. 2009/12/30| 피디| 과거의 영광을 다시 한 번, <미스터 브레인>
  2. 2009/12/27| 피디| 매스컴의 진실은 어디까지인가. <언터쳐블>
  3. 2009/12/27| 피디| 언제나 한발자국 앞서 가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 <아바타> (2)
  4. 2009/12/27| 피디| Chipping in, 2009.12.21
  5. 2009/12/20| 피디| <잘 지내나요, 청춘>
  6. 2009/12/20| 피디| 따끔함. <The Escape>
  7. 2009/12/20| 피디| Should haves, 2009.12.18
  8. 2009/12/19| 피디| Year-end accounting, 2009.12.16 (2)
  9. 2009/12/17| 피디| Close, 2009.12.14
  10. 2009/12/13| 피디| <블러디 먼데이> (2)

<히어로>는 내 기억에 아마도 처음으로 접했던 일드였다. 기존의 격식 차리기에 급급한 검사가 아닌 청바지에 티셔츠의 수수한 차림의 발로 뛰는 검사, 쿠리오 코헤이(키무라 타쿠야 분)는 그 자체로도 매력적인 캐릭터였고, 툴툴거리면서도 서서히 쿠리오 검사와 러브 라인을 형성해 갔던 아마미야(마츠 타카코 분)를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스토리라인은 쿠리오 검사가 격식 차리고 '현장 검증 같은 건 형사들이 할 일'이라며 책상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했던 동료 검사들을 변화시키며 사건을 해결해 가는 모습이었다. 사건 해결 과정에서 보여준 추리물로서의 긴장감보다도 그렇게 변해가며 미궁에 빠질 뻔한 사건들이 해결되어 갈 때의 쾌감은 신선함을 넘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었다.

새삼스레 이 오래 된 드라마의 이야기를 꺼내드는 건, 이 <미스터 브레인>이 <히어로>와 비슷한 구도를 가지고 있어, 보는 내내 <히어로>가 생각났었기 때문이다. <히어로>의 배경은 검사실이고 쿠리오 검사는 기존 검사의 틀을 깨고 발로 뛰는 독특한 검사였던 반면, <미스터 브레인>의 배경은 과경연Institute of Police Science이고, 키무라 타쿠야는 괴짜 뇌과학자 츠쿠모로 분한다. CSI와 비슷한 분위기지만 CSI처럼 현상에서 뛰는 것보다 새로운 문제 해결을 찾기 위한 연구소의 성격이 강한 과경연의 과학자들은 <히어로>의 검사들과 비슷하게 책상 앞에서 연구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다가, 점차 츠쿠모에게 동화되어 간다. 아,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미스터 브레인>에서 조수인 유리(아야세 하루카 분)는 첫눈에 츠쿠모에게 반했단 정도랄까. 덕분에 시종일관 쿠리오에게 도도했던 아마미야와 달리, 이런 저런 실험의 희생양이 되는 일이 많았지만, 그게 또 나름 귀여웠다는거.

그저 첫 눈에 반했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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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파 측정 기구를 쓰고 원숭이 취급을 받는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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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말잇기 놀이를 하다가 뇌연령이 54세라고 놀림을 받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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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카메라식 실험 대상이 되어 대중 앞에서 웃긴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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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에 갇혔다가 풀려나기도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미스터 브레인>이 화제가 되었던 건 매 에피소드마다 당대 톱 클래스 연예인들이 출연해 주었다는 점인데, 이름을 아는 건 료코와 각트 정도였지만, 얼굴만이라도 아는 다양한 연예인들이 매 에피소드에 나오는 걸 보고 이게 키무라 타쿠야의 이름값이라는 건가, 하면서 감탄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즐거웠던 건 나카마 유키에가 나왔던 에피소드! 평소에 나카마 유키에가 주연했던 드라마들의 중독성 강한 명랑 발랄 캐릭터가 아닌 잔인한 살인자의 모습을 연기하는 나카마 유키에를 보면서, '그러면 안돼-'를 (마음 속으로만, 어디까지나 마음 속으로만) 외쳤던 나는 도대체 어디까지 빠져들어야 바닥을 치고 현실을 볼 것인지 내심 불안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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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메뉴에 성공해서 좋아라하는 모습도 귀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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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사정이 있는 듯한 애틋한 모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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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살인자의 모습까지도 아름다우시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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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나카마 유키에씨는 이렇게 있는게 가장 아름답군요.

어쨌든 이번 드라마를 통해 키무라 타쿠야의 매력은 다시 한번 유감없이 발휘되었고, 괴짜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멋있을 수 있다는 걸 정말 제대로 보여준 그는, 그야말로 사기 캐릭터라고 밖에 볼 수 없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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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로 九十九라고 쓰고 츠쿠모라고 읽는 츠쿠모입니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있고, 다음 시리즈를 위한 떡밥이 많이 던져져 있는 데다가, 시청률 또한 꽤 높았기 때문에 다음 시리즈가 또 나오지 않을까 내심 기대한다. 흠, 츠쿠모, 그 땐 유리한테 좀 더 상냥하게 대해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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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30 00:54 2009/12/30 00:54

언젠가도 밝힌 적이 있지만, 나카마 유키에는 내가 좋아하는 몇 안되는 일본 배우 중의 한 명이다. <TRICK>이나 <고쿠센> 등에서 보여준 명랑한 만화 캐릭터인 듯 하면서 중독성 있는 그녀의 캐릭터들 때문인 탓이 크겠지만, 어쨌든 그녀가 출연하는 미스테리 드라마라는 것만으로 <TRICK>의 추억이 불끈불끈 되살아나면서 꼭 보겠다고 다짐했던 것이다.

1화를 두근거리면서 볼 때, 오프닝 시퀀스에서 나카마 유키에가 허겁지겁 달려가는 도중, 곳곳에 놓여 있는 위험물들을 그녀가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에 피해가는 장면들이 연이어 보여지고, 심지어 다리의 난간이 무너져 수많은 사람들이 강물로 떨어지는 장면이 나온다.

<언터쳐블> 1화 中
이걸 보면서, 오옷. 이거 뭔가 <TRICK>에서처럼 뭔가 미스테리한 사건들을 쫓는 건가! 라고 생각했었는데, 이건 그냥 1화 에피스드 때문에 나왔던 거고, 실제로는 평범한(?) 사건을 쫓는 기자에 관한, 정확히는 매스컴이 전하는 진실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드라마였다. 여기에서 살짝 기대를 벗어나서 아쉬움.

일류 잡지의 기자였던 나루미 료코(나카마 유키에 분)가 삼류 가십지인 '언터쳐블'이라는 잡지에 들어가면서, 무언가 사건을 쫓을 때마다 의문의 '이름 없는 촌뜨기'가 그녀와 잡지사를 협박한다. 게다가 필요 이상으로 몸을 사리고 기사를 바꿔버리는 편집장 사이에서 과연 진실은 무엇인가, 왜 그들은 진실의 보도를 막는 것인가에 대해 그녀는 끊임없이 갈등한다. 어릴 때 불의의 사고로 양친을 잃고,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기자가 되었다는 그녀는 정말이지 일말의 타협 없이, 올곧게 진실을 파헤치려고 한다. 그리고 드러나는 슬픈 진실을 마주할 수 밖에 없는 그녀.

드라마의 초, 중반 에피소드들은 이 주제에 대해 꽤 진지하고 스릴 있게 풀어간다. 매스컴이 가진 권력, 그리고 그들이 조종하는 정보의 진위 여부, 그리고 그러한 매스컴조차 간단한 조작으로 무너지는 모습들은 신문, TV 등에서 흘러 나오는 정보들을 과연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가에 대해 끊임없는 의문을 제시한다.

다만 안타까운 점은 드라마의 후반부로 가면서 주제가 산으로 간다는 점인데, 매스컴에 대한 이야기보다 사사건건 그녀를 가로막았던 '이름 없는 촌뜨기'의 정체와 그의 어둠에 대한 조명 부분에서 드라마와 캐릭터가 이제껏 구축해 온 기반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드라마의 장르가 바뀌었다고 생각될 정도.

오랫만에 본 나카마 유키에를 볼 수 있어서 눈과 귀는 매우 즐거웠으나, 드라마의 재미는 so, so. 나카마 유키에씨, 다음에 출연할 다른 작품을 더 기대하도록 할게요. 어째 시청률 정보를 보아하니 두번째 시즌이 만들어지기는 힘들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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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7 02:36 2009/12/27 02:36
아바타 - 8점
제임스 카메론
주연: 샘 워싱턴, 조 살다나, 시고니 위버, 스티븐 랭, 조엘 무어
제작/배급사: 이십세기 폭스사, 라이트스톰 엔터테인먼트 / 이십세기 폭스 코리아
제작국: 미국
상영시간: 162분
개봉일: 2009-12-17

처음에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다음 작품 제목이'아바타'라더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음? 제임스 카메론이 그 아바타를 리메이크하는 건가?'했다. 2004년에 살짝 나왔다 들어간 지안 홍 쿠오 감독의 그 아바타 말이다. 혹시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만은. 느와르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매트릭스>(워쇼스키 형제, 1999)의 세계관과 철학과 비슷했던, 꽤 재미있었던 작품이었기 때문에 기억을 더듬어 보기도 했다. 그래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이걸 리메이크 했다면 정말 볼만하겠다고 생각하면서 예고편을 찾아봤는데, 오, 이게 왠걸. 전혀 다른 얘기잖아!

아바타라함은 산스크리트어에서 따온 말로 가상 세계에서 자신의 분신을 뜻하는 말로 우리나라 게임사인 N사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 서비스에 도입해 큰 성과를 거두며, 현재는 게임 내의 캐릭터와 비슷하게 각종 포탈 사이트, 게임 사이트, SNS 등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그리고 이제까지 아바타라는 개념을 가져왔던 각종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 등에서도 이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이 아바타라는 개념의 보다 근본적인 면에 집중하면서, 아바타를 가상의 그것에서 현실 세계로 끌어내었다. 근미래 '판도라'라는 미지의 행성을 개척한 인간들이 그 곳에 살고 있던 '나비'라는 외계인들과 소통하기 위해 외계인과 인간의 DNA를 융합해 새로운 존재를 탄생시켰고, 그 존재에 인간의 정신을 연결link시켜 조종하는 것. 이건 말 그대로 이 세상에 또 다른 '내'가 있는 것이 아닌가. 아바타가 더 이상 가상의 그것이 아니게 되는 그 짜릿한 순간을 그래서 제이크 설리(샘 워딩튼 분)는 그토록 즐거워 했는가보다. 하반신이 마비된 '내'가 아닌 엄청난 운동 신경을 가진 또 다른 '내'가 가상의 것이 아닌 실제할 수 있었으니까.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이 영화를 3D로 기획했다는 점은, 투자나 기술력 등의 외부적인 요소들을 배제했을 때, 꽤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웹 페이지, 혹은 네트워크, 스크린 안에서만 존재하던 가상의 나인 아바타를 현실에 존재하게 하는 것 만큼이나 현실적으로 이 판타지를 관객들에게 느끼게 해보고 싶었을 테니까.

그렇게 3시간 가까이 되는 상영 시간 동안 우리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손에 놀아나게 된다. 처음 20세기 폭스 사의 로고가 화면 밖으로 뛰쳐 나올 때부터 제이크가 네이터리(조 살다나 분)와 함께 하늘을 날고, 전투를 하는 장면까지 이 영상 혁명을 그저 감탄하면서 볼 수 밖에 없으니까.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정말이지 말 그대로 개척자Frontier로서의 혁명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우리는 그것을 마음껏 즐기기만 하면 된다.

다만 안타까운 건 이 영화에서는 긴 상영시간 동안 지속되는 서사에 다소 무리가 있었다는 점이다. 둘러보면 영상이 서사를 충분히 덮어버리고도 남았다는 리뷰도 심심찮게 보이는데, 나도 여기에 동감하는 바다. 설정상의 구멍들이야 근미래의 일이니 우리가 모르는 기술로 커버했는가보다 하고 넘어가겠으나, 이야기의 전개는 3시간 가까이 되는 상영 시간 내내 긴장감을 혹은 감동을 끌어내기엔 다소 억지스러운 감이 있었다. 먼저 영화를 본 동생이 '3D로 안 볼거면 의미 없는 영화'라고 말한게 이런 의미였으려나.

아바타 예고편 (from youtu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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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7 00:54 2009/12/27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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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led Higher and Deeper" by Jorge Cham, www.phdcomics.com
Translated by jackleg83@gmail.com

Chipping in, 12/21/2009
#1.
음, 이건 뭐지?

#2.

#3.
SMITH 교수님께.
저희들끼리 돈을 모아서 이걸 샀어요.
메리 크리스마스!
- 지도학생들로부터

#4.
이것도 나름 괜찮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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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7 00:10 2009/12/2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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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나요, 청춘 - 6점
마이큐.목영교.장은석 지음/나무수
꿈꾸는 젊은 보헤미안 세 남자가 도쿄 한복판에서 맞닥뜨린 청춘의 흔적을 담은 에세이. 세 명의 꿈꾸는 아티스트 사진쟁이 은석, 그림쟁이 영교, 음악쟁이 마이큐가 도쿄에서 뜨겁고 아프게 마주한 청춘의 흔적들을 담았다. 이 책은 저자들의 끝나지 않은 청춘의 '방황'과 '성장'에 관한 고백이다.

처음 일본에 발을 들였던 것이 벌써 1년 전이다. 얼마 전에 일본 스탭과 그게 벌써 1년 전이냐며 서로 놀랐던 기억이 난다. 처음 일본에 갈 때는 타지에 대한 동경이나 설레임보다 더 나를 억누르는 타인의 억압이 컸었지만, 점차 그곳의 생활과 환경에 적응해 가면서, 혹은 좀 더 생활에 여유가 생기면서부터는 점차 나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여행지를 둘러보며 관광을 하는 것보다 산책을 하고, 음악을 들으며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했던 내가, 말도 잘 안 통하는 곳에서 할 수 이쓴 것이라고는 그것 밖에 없었을 지도 모르겠다.

<잘 지내나요, 청춘>은 장은석, 목영교, 마이큐, 세 청년의 일본 여행 에세이이다. 이들의 에세이가 다른 여행 에세이들과 다른 점은 그들이 일본, 도쿄를 배경으로 자신들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며 때로는 반성을, 때로는 그리움을, 때로는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그려 낸 청춘 에세이라는 점이다. 경치 좋은 곳을 산책하면서 그녀와의 과거를 추억하고,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축하하며, 이름 모를 현지인에게 따끔한 충고를 듣는 것 따위가 왠지 청춘이라는 이름에 잘 어울린다. 조금 흔들리고 조금 비틀거려도 다시 설 수 있는, 알 수 없는 에너지의 충만함. 힘들고 괴롭고 외롭더라도 그것이 다 추억이 될 수 있는, 인생의 특권 계층들의 이야기.

공원과 밤거리를 홀러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스스로에게 말을 걸게 된다. 힘들진 않니, 외롭진 않니, 그립진 않니. 그 질문들의 대답은 언제나 한결 같았다. 괜찮아, 아직, 괜찮아, 견딜만 해. 그리고 생각해보면 그렇게 힘든 것도 아니니까. 자신을 위로해 줄 수 있는 건 스스로 할 수 밖에 없다는 걸 깨달아가는 과정이었던 걸까. 타인에게서 기대할 수 없는 또 다른 에너지를 자위自慰를 통해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간다는 것, 그것도 청춘의 일부라면 나는 이들과 한 배를 탄 셈이다. 그래서 자꾸 일본이, 도쿄의 밤거리가 그리워지는 것인가 보다. 내 청춘의 일부가 그곳에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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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0 23:02 2009/12/20 23:02
닥터코어911 2.5집 - the escape - 8점
닥터코어 911 (Dr. Core 911) 노래/KT뮤직(구 도레미)
거침없이 진화하는 아티스트 그룹 2집의 활동마감이 아쉬워서일까, 성숙된 새 노래로 우리의 귀를 씻어주는 성실한 아티스트들, 개개인으로도 대단한 이력들(넥스트와 비트겐슈타인, 상상밴드)이지만 함께 있을 때 상상도 못했던 시너지를 발생한다.

보통 락, 특히나 하드코어 계열의 음악들을 들을 때에는 세상을 향한 거친 메시지를 거친 멜로디 속에 담아 울분을 토해내는 것을 기대한다. 일종의 대리만족이다. 세상을 향한 불만을 그들의 입을 대신 빌어 토해내는 것이다. 더러운 세상, 다 망해버려라, 이러면서. 그것은 스스로의 그늘을 외면하고픈 현실도피다. 내가 힘든 건 네놈들 탓이잖은가, 라며 한바탕 소리치고 나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기분은 좀 나아질지도 모르겠지만, 더 이상을 기대할 순 없다. 일방적인 분노의 표출의 한계는 누가 봐도 명확하다.

닥터코어911의 음악은 단순한 원망과 분노의 표출이 아니다. 오히려 그러한 원망과 분노의 대상을 보다 명확히 직시하기를 기대한다. 고통과 한계를 직시하는 것은 고통스럽지만 그만큼 성장할 수 있다는 간단한 진리를 이들이 소리 높여 부른다. 그리고 그 고통과 한계를 이겨내고 그곳에서 탈출하라고 다그친다. 이렇게 리스너를 따끔하게 다그치는 노래가 또 있었던가. 유난히 요즘 이들의 노래가 끌리는 이유는 아무도 다그쳐주지 않기 때문이려나.

Tracks
1. Worm Hole
2. The Escape
3. Get out
4. Walking To The Sun
5. Riderz from Get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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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0 22:27 2009/12/20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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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uld haves, 12/18/2009
#1.
올해는 뭘 잘못했었는지... 실패했던 것들의 목록도 적어볼까.

#2.
1) 학생들이 좀 더 논문을 썼어야 했다.
2) 포닥들이 연구제안서를 더 썼어야 했다.

#3.

#4.
3) 좀 더 괜찮은 학생들과 포닥을 뽑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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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0 21:49 2009/12/20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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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ar-end accounting, 12/16/2009
#1.
아... 12월이라. 올해도 다 갔구만.

#2.
올해는 뭘 했나 한 번 적어볼까.

#3.
1) 수백만 달러짜리 과제를 따왔음.
2) 학회에서 상을 많이 받았다.
3) 많은 모임에 초대되었다.
4) 엄청 많이 한 기조 연설들.

#4.
흠... 최고의 자리에 있으면, 누가 잘했다고 등 두드려 줄 사람이 없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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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9 11:41 2009/12/19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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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se, 12/14/2009
#1.
하아. 가족들 보고 싶네. 휴일에 집에 날아갈 수 있으면 좋을텐데.

#2.
아... 너무 슬퍼하지 마, TAJEL.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멀리 있지 않아.

#3.
- 그 사람들이 늘 내 마음 속에 있다는 거지?
- 아니, 우린 인터넷이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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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7 23:45 2009/12/17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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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디 먼데이>는 내가 일본에 간지 얼마 안 됐던 2008년 4분기에 인기리에 방송되던 드라마였다. 당시 나보다 먼저 일본 생활을 시작했던 라빵양이 추천해주기도 한 작품이었길래 한 번 봐야겠네,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TV를 틀었는데 우연히 이 드라마가 하고 있었다. 주인공(사실 주인공인지 정확히는 몰랐으나 나도 알고 있을 정도의 유명 배우 - 미우라 하루마였던지라 그런가보다 했다.)이 다급해 보이는 상황에서 어딘가 헐레벌떡 뛰어가고, 그 사이 뭔가 진실을 알고 있는 듯한, X-FILES에서 담배맨 같은 느낌의 사내들의 대화가 교차 편집되어 긴장감이 점점 더 더해지고 있었다. '오... 이거 재밌네? 한번 구해 봐야겠다!' 라고 생각하던 찰나. 응? 하는 사이에, 그야말로 10분 만에 나는 이 드라마의 최대 반전을 보게 되었고, 연이어 나오는 다음 화 예고 - 게다가 그게 최종화 -를 보며, 좌절해야했다. 아악! 모처럼 재밌어 보이는 드라마를 찾았는데 반전을 봐버렸어! 이러면서.

그런 씁쓸한(?) 과거가 있었기에 이 드라마는 재미는 있을 것 같지만 한방에 반전(만)을 봐버렸기에 다시 보기는 조금 애매한, 정말 말 그대로 계륵의 진면목을 내게 보여주었는데, 얼마 전에 정말 심심하고 할 일이 없어서 이 드라마를 1편 부터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오! 이거 생각보다 더 재밌잖아! 1화부터 화끈하게 사건들이 터지고 긴장감 넘치게 진행되는 데다가 스토리 진행이 빠른 일본 드라마의 특성 상 초반부의 사건들은 내가 봤던 반전을 (물론 아주 큰 상관이 있기는 하지만) 굳이 생각하며 보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고등학생 천재 해커(타카기 후지마루, 미우라 하루마 분)와 국제적인 테러리스트들의 대결(사실 타가기 뒤에는 대테러 조직인 서드아이가 백업해주고 있기는 하지만.)이라는 상당히 유치할 수 있을 소재가 아들-아버지, 오빠-여동생, 친구 등의 인물간 갈등이나 사건과 함께 어울어지는 데다가, (나도 모르게 '하루카 안돼!'를 외치고 있는 모습이라니.) 아무리 천재 해커라고는 해도 국제적인 테러리스트들과 대결을 펼친다는 상황이 너무 허무맹랑할 수 있을 뻔 한 것을,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되게 만들어버리는 사건 전개는 정말 스릴이 넘친다.

주인공 타카기 후지마루는 'FALCON'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그래서 그의 해킹 장면은 매가 시스템에 침입하는 모습으로 오버랩되어, 해킹 행위 자체를 시각적으로 긴장감 넘치게 표현한다.

블러디 먼데이 - FALCON

난 이 부분이 꽤 마음에 들었는데, 어설프게 콘솔 하나 띄워놓고 엉뚱한 명령어만 계속 쳐대는 웃기는 장면을 보여주는 것보다는 아예 이렇게 다르게 표현해 주는 것이 훨씬 긴장감도 있고 느낌이 확 와닿기 때문이다. 그동안 영화 같은 곳에서 'come on, come on...!'이라며 해킹하는 장면들을 보면서 얼마나 많이 비웃었던가. 니가 닥달한다고 천천히 오는 게 빨라지는 것도 아니잖아! 이러면서 말이다.

어쨌든 이 드라마, 꽤 짧은 시간 동안 엄청 집중해서 봤다. 결국 내가 봤던 반전 장면에 즈음한 사건에서는 '아, 도대체 누가 범인인거지?'라는 긴장감보다 '쟤가 범인이잖아! 읍읍!' 이러면서 주인공들의 삽질 행각에 안타까워하는 마음에 발을 동동 구르며 본게 나름 색다른 재미라면 재미였다고 치자.

아 참, 그리고 이 드라마를 보다가 나름 반가웠던 얼굴이. 전에 <라이어 게임> 보면서 '저 사람에게는 채찍이라도 맞을 수 있을 것 같아!'라는 흑심을 품게 만들었던 키치세 미치코가 <블러디 먼데이>에서도 오리하라 선생님으로 분한다. 여기에서도 역시나 피도 눈물도 없는 차가운 역할. '차가운 여자란 이런 것'을 정의해 주고 계시는 군요.

블러디 먼데이 - 오리하라 선생님

이런 선생님이라면 TCA 사이클 따위, 다 외워주겠어!

<블러디 먼데이>도 2010년 1분기에 시즌 2가 나온다고 하니, 그 때도 잘 부탁해요, 미치코씨. (왠지 시즌 1에서 사라지는 모습이 시즌 2에서는 못 나올 것 같은 불길함이 들기는 하지만.)

덤으로.
새로 생물 선생님으로 들어 온 오리하라 선생님이 의심스러워 타카기가 친구와 함께 그녀의 맨션에 몰래 잠입해서 정보를 빼내려다가 실패하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그 때 맨션을 뒤지는 장면에서 나오는 장면들을 보다 보니 굉장히 낯이 있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일본에 있을 때 김부장님 집들이 겸 생일파티 등등 한다고 갔던 그 맨션이 아니었던가! 뭐, 구조가 같은 다른 맨션일 수도 있겠지만, 너무 같은 구조라서 흠칫. 지명이라도 언급되었다면 제대로 알 수 있었을텐데, 아깝. (다만 드라마에서 주로 나오는 곳이 시부야, 오모테산도 등 도쿄 그 쪽 지역이라, 아마 맞을거야. 이런 추측만 해보고 있을 뿐.)

블러디 먼데이 - 오리하라 선생님의 맨션

아, 왠지 맞는 것 같다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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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3 23:48 2009/12/13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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