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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디군의 문화와 인터넷 이야기.
Notes/Movie 2007/04/12 22:14

우아한 세계


그는... 외롭다.

누구나 쉽게 예측할 수 있듯이, 이 영화의 제목은 지극히 반어적이다. 우아한 세계. 세상은 우아하고 너무나 우아해서, 그는 외롭다.

인구(송강호 분)가 생각하는 한가지는 오직 가족이다. 그는 가족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고 있었다. 그의 아내가 내질렀듯이 '이제는 싸움도 못하면서'도, '칼 맞을까봐' 온 몸의 신경을 바짝 세우면서도 조직에 계속 몸담고 있는 이유는 가족들 때문이다. 적어도 그는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 하나의 이유는 그 때문에 그를 증오한다. 증오하는 것만으로도 모자라 세상에서 없어지기를 바란다. 칼자루를 들고 있는 그를 보고 다독여주지 못하고 도망치고,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한다. 그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는 남보다도 더 어려운 존재다.

그가 목숨처럼 여기는 또 하나의 것은 '의리'다. 아무리 조직에서 뒤통수를 치려고 해도, 자신의 죽마고우가 몸담고 있는 반대세력에서 스카웃하려고 해도, 그는 자신의 조직을 떠나지 않는다. 자신이 갈 곳이 없어 아내와 함께 여관방을 전전할 때, 방 두개짜리 전세방을 얻어준 사람이 바로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의 보스이기 때문에. 그는 자신의 목숨이 위태롭더라도 자신의 조직을, 아니, 그 조직의 보스를 배반하지 못한다. 하지만 결국 그 보스는 그에게 총을 들이댄다.

우아한 세상.

그에게 세상이 이보다 더 우아할 수는 없다. 악착같이 목숨만 붙어 있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버림받고, 자신이 믿고 있던 존재에게 발등을 찍혀야 하는, 이 아름다운 세상을 도대체 어떻게 버티란 말인가.

그가 '마지막 한판'으로 구입한 전원주택은 그가 구입하기 직전까지만 의미를 가졌었다. 그가 그것을 구입하고 혼자 남아버린 순간, 그것은 그저 '건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이 되어버렸다. 오히려 낯설음을 생각한다면, 비록 물도 잘 안나오는 낡은 곳이지만 아내와 딸과 티격태격하던 아파트가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

그는 결국, 아무런 의미도 남지 않은 빈 껍데기처럼 차가운 바닥에 앉아, 화면 너머로만 자신이 꿈꾸던 세상을 엿본다. 자신이 만든, 그렇고 그런 라면 줄기를 입에 물고선. 그의 울음과, 깨진 접시와, 엎어진 라면, 그리고 관객들의 서글픈 웃음. 이 영화는 그렇게 너무나 우아한 세상을 너무나 우아하게 그리고 있다.

우아한 세계
감독: 한재림
주연: 송강호, 박지영
제작사: ㈜루씨필름
배급사: 롯데쇼핑(주)롯데엔터테인먼트
상영시간: 112분
개봉일: 2007.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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