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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디군의 문화와 인터넷 이야기.

위키에 대해 한마디 하자면,

개인적으로 위키를 꽤 좋아하는 편이다. 언젠가 지인의 홈페이지가 위키로 만들어진 걸 보고는 혹해서 이건 도대체 뭐냐- 라면서 자세히 뜯어보면서 위키의 매력에 홈빡 빠졌더랬다. 물론, 위키라는게 애초에 Collaborative Intelligence의 대표주자로서 누구나 컨텐츠를 생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철학 아래에 만들어진 녀석이기도 하고, Wikipedia.org와 같은 성공사례들도 있긴 하지만, 나는 그것보다 다른 쪽에 더 끌렸다. 웹에서 바로 컨텐츠를 수정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페이지간의 링크를 자유자재로 걸 수 있다는 점. 이러한 기능은 말 그대로 브레인 스토밍을 가능케 하며, 또한 각 고유의 정보들이 조각나지 않고 거대한 하나의 조직체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키는 내게 매우 유용한 도구였다.

그래서 여기저기 홈페이지를 방황하는 와중에도 위키를 설치할 수 있는 환경인 곳에서는 꼬박꼬박 위키를 설치해서 사용하고 있었다. 이 때마다 가장 고민스러웠던 건 무엇보다 access control. 맘 같아서는 모든 과제 파일이나 논문 자료들도 위키에 올려놓고 관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으나, 외부로 유출되면 안되는 정보, 혹은 자료들이 있는 경우엔 꽤 난감했다. 내가 사용하는 모니위키의 경우엔, 특히나 사용자들의 접근을 막는 건 위키 기본 철학에 위배된다는 개발자님의 강력한 철학 정신으로 한동안 모두 공개 정책을 유지하다가, 얼마 전에 access control을 할 수 있는 플러그인이 만들어져 기본으로 탑재되기 시작했다.

그래도 아직 지식이 별로 없는 내가 소스 코드를 수정하고 플러그인을 적용시키는 건 한계도 있고, 또 당장 된다고 해도 사용하다가 엉뚱한 곳에서 잘못될 수도 있지 않은가? 그래서 난 늘, '개인용 위키 서비스'를 꿈 꿔 왔다.

여기까지 말하면 눈치 빠른 사람들은 알겠지만,

내가 지금 언급하고자 하는 스프링노트는, 개인용 위키 서비스이다.
라고 한줄을 적어놓고 바람을 쐬고 머리를 식히고 있자니, 스프링노트를 개인용 위키 서비스라고 단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약간 의문이 든다. 오히려 위키의 장점을 흡수한, Desktop-Application-Like-Web-Application이라고 하는게 더 정확할지도.

스프링노트 메인 페이지

노트, 입니다. 노트.

실제로 스프링노트도 위키라는 말은 별로 언급하지 않는다. 오히려 '노트'를 키워드로 잡았다. 인터넷에 하는 간단한 메모. 하지만 뭔가 좀 다른 메모. 라는게 스프링노트의 컨셉이다.

스프링노트는 Google Docs + 위키 서비스 같다.

이 말은, 스프링노트가 짬뽕 서비스라는 얘기가 아니라, Google Docs와 같은 Online Wordprocessor와 위키의 장점을 적절히 혼합해 새로운 성격을 서비스를 만들었다는 걸 강조하고픈 마음이다.

그래도 일단은 위키 기반 서비스이니 위키를 중점적으로 얘기해 보자면...

개인적으로 위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위키라는 형태의 컨텐츠가 낯설다는 것이다. 일부 IT 관련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위키라는 것에 대해 컨셉을 쉽게 잡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특히 어려워하는 부분은 "함께 동일한 컨텐츠를 작성한다는 것", "어려운 문법", "위키 페이지간의 자동 링크 생성" 같은 것들이었다.

일단, 장담컨데 위키 엔진들이 사용하는 문법들은 한번 익히면 정말 편하다. 링크를 만드는 것이나, 텍스트를 꾸미는 것이나, 마우스로 손을 한번도 옮기지 않고도 키보드 위에서 멋진 문서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꽤 많은, 다른 곳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 위키 문법을 지긋이 앉아 다만 5분이라도 공부해야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러한 시간을 투자할 만한 매력을 위키에서 느끼지 못한다. 직접 써보기 전까지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또한 위키 페이지가 하나의 이름을 가지고 있고, 그 페이지간의 링크가 위키 네임을 통해 자동으로 생성된다는 것도 꽤 이해하기 어렵다고들 한다. 이것도 문법과 일맥상통하게 한번만 제대로 이해해두면 다양한 정보들을 굉장히 의미있게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인데, 개념이 너무 헷갈린다는게 문제다.

그리고 함께 컨텐츠를 작성하거나 다른 사람이 작성한 글을 수정한다는 게 어색한 건 좀 문화적인 측면에서 이야기해야 할 듯 하니, 여기에서는 생략.

여하튼 이러한 위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스프링노트의 노력이 매우 고맙고도 기특하게(?) 보인다.

다양한 편집 모드

스프링노트는 WYSIWYG이다. 그러면서도 모니위키의 문법을 일부 지원하고, 서식을 적용시킬 수 있는 각종 단축키까지 제공한다! 덕분에 난 모니위키로 만든 나의 컨텐츠들을 그냥 copy & paste를 해서 옮길 수 있었다. (애초에 모니위키를 쓸 때도 복잡한 문법을 사용한 경우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게다가 ActiveX 설치 등의 번거로운 작업도 필요하지 않으니, 금상첨화.

서식 수정을 위한 WYSIWYG 인터페이스

서식 수정을 위한 WYSIWYG 인터페이스


그런데 이런 식의 WYSIWYG 인터페이스들은 기존 온라인 오피스 도구들이나 텍스트를 사용하는 다양한 툴들에서 많이 봐왔던 것들인데, 특히 인상깊었던 것은 페이지 링크를 위한 인터페이스. 기존 위키 엔진들이 페이지네임을 가지고, 위키네임(혹은 그것을 대체하기 위한 문법들)으로 그 페이지네임을 가리키는 링크를 생성했던 것과는 달리, 스프링노트에서는 Ctrl + Space 키로 페이지로의 링크를 생성할 수 있다.

페이지
위키네임 형태를 과감히 버리고 어떤 형태도 페이지네임으로 사용될 수 있고, UI에서는 몇개의 글자만 적으면 관련된 페이지들을 고를 수 있게 지원하고 있으니, 참 편리하다.

위키식 링크 + Tree 구조 + Color Scheme

위키에서는 페이지를 찾을 때 페이지에 보이는 위키네임에 걸린 링크를 클릭하거나, 페이지 이름을 아는 경우 바로가기 기능을 사용하거나, 혹은 페이지네임이나 full text로 검색을 해서 찾아가는 방식이 있다. 스프링노트는 이러한 위키에서 사용되는 페이지 검색 및 이동 이외에 두가지 더 팬시한 기능을 제공한다.

Tree 구조로 관리되는 페이지들

Tree 구조로 관리되는 페이지들

스프링노트에서는 페이지들이 기본적으로 tree 구조로 관리된다. 메인 페이지(Jayz Springnote)가 하나 있으며, 다른 페이지들은 이 메인 페이지의 하위 페이지로 지정된다. 요즘 너도나도 다들 태깅하는 것에 목숨이라도 건 듯이 태그 기능을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오히려 위키식와 Tree 구조만 있다. 그런데, 태그보다 이게 훨씬 낫다. = ) 문서라는 특징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중구난방하고 구조가 flat 하기만 한 태그보다는 이쪽이 더 매력적. 나중에 태깅 기능이 추가될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블로깅 하는 것처럼 태그에는 별로 손을 안댈 것 같다.

또한 중요한, 자주 보는 페이지들을 표시해 놓기 위해 책갈피라는 이름의 기능을 제공한다. 5가지 색깔의 책갈피를 끼워 놓아 페이지의 visibility를 높이는 방식. 이것은 일종의 카테고리 역할도 함께 수행할 수 있다. (아웃룩을 써 본 분들이라면 flag 기능을 생가하시면 됩니다.) 내가 모니위키를 사용할 때에는 자주 쓰는 페이지들은 메인 페이지에 링크를 걸어 두었었는데, 이런 식으로 color scheme을 제공하는 것이 훨씬 더 그럴싸해 보인다. 다만 색깔을 5개만 해놓으니 '나중에 부족하면 어쩌지?'란 생각이 드는구나.

책갈피 기능

그래도 아직은 페이지가 적어서 책갈피 기능까지는 안 쓰고 있으니, 괜한 걱정이겠죠. = )


가져오기

워드, 한글, 메모장, HTML 형식의 파일을 업로드해 스프링노트 페이지로 만들 수 있다. 파일을 첨부하는 것과는 달리 XHTML 형태로 변환하는 것이라 예상되므로, 아직 올릴만한 자료가 없어서 테스트는 안해봤지만 과거의 경험들로 미루어 볼 때 어느 정도의 레이아웃 희생은 예상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대신 다른 온라인 오피스 제품들과는 달리 파일을 그냥 '첨부'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레이아웃이 복잡하고 원본을 유지하고픈 경우엔 파일을 그냥 첨부해버리는 방법도 있으니 크게 문제될 건 없을 듯. = )

Collaboration

이 부분은 위키 철학에 어긋나는 부분이어서 온라인 오피스군의 특징을 따 온 것 같다. Google Docs에서와 같이 스프링노트에서는 페이지들의 권한 설정을 해줄 수 있다. 이 권한에는 공유자와 열람자가 있는데, 공유자는 페이지를 함께 수정할 수 있는 권한이고, 열람자는 페이지를 볼 수만 있게 하는 기능이다. 이 때 공유자는 스프링노트를 사용하는 사람이어야 하고, 페이지 주인의 초대를 받아야만 가능하다. 열람자의 경우엔 전체 공개/열람자로 초대된 사람에게만 공개 선택을 할 수 있다. 공유자도 '전체 공유' 같은 설정을 넣어주면 좋지 않을까? 히스토리 기능이 완벽히 구현되어 있다면 상관없을 것 같긴 한데... = ) 물론 Spam등의 문제가 남기는 하겠지만, Springnote 회원들만 수정가능, 이런 식으로 어느정도 걸러낼 수 있지 않을까?

내보내기

제일 맘에 드는 기능이다.
서비스의 신뢰도를 가장 중요시했다는 제작진들의 소개에 맞는, 가려운 곳을 쏙쏙 긁어준 제대로 된 기능이다. (굳이 설치형 블로그를 고집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적어도 내 스스로가 백업은 할 수 있으니까.) 페이지마다 메뉴에는 '내려받기'가 있어서 페이지들을 xhtml 형태로 내려받을 수 있다. 브라보.

자동 저장

스프링노트의 이 자동 저장 기능에 익숙해지면 다른 웹 서비스들을 사용할 때도 버릇이 드는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위험하면서도 편리한 기능이다.

스프링노트에는 따로 '저장하기' 메뉴가 없다. 뒷단에서 자동으로 모든 데이터들이 저장된다. (이것이야말로 궁극의 AJAX 기능이 아닐까, 혼자 생각해본다.) 브라우저에 스프링노트를 띄워놓고, 필요한 것이 떠오를 때마다 메모를 하고, 브라우저를 그냥 닫아도 된다. 아무 신경도 안써도 된다. 작업하면서 날려버릴까봐 문단 하나, 문장 하나 쓸 때마다 저장하는 수고를 할 필요도 없다. 원츄다.

혹시 저장이 안됐는데 그냥 꺼버리면 어떡하나, 걱정하는 사람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한마디.
네트워크 상태가 이상해서 저장이 안되는 경우엔 브라우저 상단에 '현재 저장이 안되고 있습니다, 네트워크가 정상화되면 다시 저장됩니다.'라는 메시지가 나타난다. 물론 그 중에도 사용하는데는 지장이 없고, 네트워크가 정상화되면 '정상화되어 다시 저장하기 시작합니다.'라는 메시지가 나타난다. 또한 브라우저를 닫을 때도, 저장이 안됐으면 알림창을 띄워 저장이 안되었으니 좀 있다가 브라우저를 닫으라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두 경우 모두 직접 겪어본(-_-; ) 일이기 때문에 믿어도 좋다.

WYSIWYM

이건 스프링노트에서 주창하는 새로운 패러다임. What You See Is What You Mean. HTML에서 데이터와 레이아웃을 구분하기 위해 CSS가 나온 것처럼, 보고 있는 문서가 바로 당신이 뜻하는 것이다. 라는 의미다. 사실 일반 사용자에게는 별로 어필되지 않는 철학이긴 하다. 그래도, 확 눈에 들어오거나 당장 필요한 기능은 아니지만, 어쨌거나 필요한 일이고 또 그것을 해냈다는 것에 큰 점수를 준다. 줘야 한다. WYSIWYM을 위해 스프링노트는 페이지들을 xhtml 형태로 사용한다.

스프링노트에도 아쉬운 점들은 있다.

이전부터 굉장히 바라던 컨셉의 서비스이고, 또 성능(?)도 예상보다 훨씬 좋아서 매우 만족하며 사용하고는 있지만, 역시 좀 아쉬운 점들은 있다.

위키 네임

메뉴를 통해 페이지간의 링크를 생성하고, 하위 페이지 개념을 도입한 것도 좋지만, 습관이 들어서인지 위키 네임에 대한 집착 비슷한 것이 생겨버린 듯 하다. 따로 메뉴를 띄울 것도 없이 위키 네임만 쓰면 자동으로 페이지가 연결되거나 새로운 페이지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위키 엔진들이 살짝 그리워지기도 한다.

Source 수정

불릿과 같은 서식을 사용하거나 세세한 서식을 수정하고 싶은 경우엔 WYSIWYG 형식보다 소스를 직접 수정하는게 편할 때가 있다. 그런데 현재는 xhtml 형태로 변환된 페이지를 볼 수만 있고, 소스를 직접 수정할 수는 없게 되어 있다. 자바스크립트 사용과 같은 일을 막기 위한 것인듯 한데, 기왕이면 수정할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

내려받기

내려받기 기능은 매우 매력적이지만 아쉬운 기능이기도 하다.

현재 내려받기 기능을 사용하면 html 파일들이 zip 형태로 묶어서 저장되는데, 하위 페이지들을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Jayz Springnote'라는 페이지의 하위 페이지들로 'Memo', 'To Do List'와 같은 페이지들이 있어도 'Jayz Springnote'라는 페이지를 내려받으면 'Jayz Springnote'의 컨텐츠만 html 파일로 저장된다. 하위 페이지들을 내려받기 위해선 별도의 관리 메뉴로 들어가야 하는데, 이것은 좀 직관적이지 않고 불편하단 느낌이 든다. 한 페이지를 내려받을 때 하위 페이지들도 함께 내려받을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

그리고 좀 더 욕심을 부리자면, 내려받는 파일의 형식을 지정할 수도 있으면 어떨까? Google Docs의 경우엔 html, doc, pdf, rtf 와 같은 파일 형태들을 제공하는데, 이 기능이 꽤 쓸모있다. 단순히 백업의 성격만이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desktop application을 이용해서도 페이지를 수정할 수 있으니,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환경에서 작업해야 할 경우 매우 유용할 것이다. 또한 pdf 파일은 배포에도 효율적이니. = )

아직은 비공개 테스트 중.

스프링노트, 아직은 비공개 테스트 중이다. 3월 말 즘에 서비스가 공개된다고 하니,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면서, 더불어 아는 사람들도 좀 들어와서 함께 작성하는 재미를 누려봤으면 하는 소박한 바램이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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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28 04:57 2007/03/28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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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3/28 17:07
    이거 즐겨찾기 해놧어요~ ㅋ
    • 피디
      2007/03/29 05:53
      댓글 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이렇게 찾아주시는 분이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거든요. = )
  2. BlueNote
    2007/04/01 02:37
    와!~ 멋진 사용기인데~ ^^
    • 피디
      2007/04/02 16:33
      댓글 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
  3. 냥코
    2007/04/04 13:40
    너무 글을 잘 쓰시네요. 한번 읽은걸로도 스프링노트에 대해 써보지 않고도 아 안듯한 착각마저 쓰네요 ^-^ 자주 들리겠습니다
    • 피디
      2007/04/06 17:44
      댓글 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
      근데 요즘 좀 정신이 없어서 너무 자주 오시면 읽을 거리가 없을수가... ^^;;;
  4. 2007/11/05 00:37
    스프링노트 고거 쓸만하더군요.. 팀 프로젝트용으로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 피디
      2007/11/06 09:51
      댓글 주소 수정/삭제
      스프링노트 참 쓸만한 녀석이죠. = )
      저도 드래프트 작성할 때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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