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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디군의 문화와 인터넷 이야기.

그에겐 쌍둥이 동생이 있었다. 동생은 어린 시절, 자신의 잘못을 대신해 조직 폭력배들에게 끌려 갔고, 그 후로 19년 동안 그는 동생을 찾는 일 이외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19년 만에 찾은 동생은, 재회의 기쁨을 채 나누기도 전에, 눈 앞에서 머리를 관통당한다. 이제 그에게 남은 건 복수 뿐.

해결사로 근근히 돈을 모으며 동생을 찾는 태수(지진희 분), 일명 수는 이런 아픔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늘 버릇처럼 동생 태진에게 대화하듯이, '태진아, 난 지금 이러한데, 넌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니?'라고 묻는다. 자신의 잘못 때문에 잡혀간 동생을 눈 앞에서 보고만 있어야 하는 괴로움은, 비단 혈육이 당한 일에 대한 분노 뿐만 아니라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자신의 무기력함에 비롯한 것이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찾은 동생이 눈 앞에서 살해당했다. 이것은 19년 동안 쌓아 온 동생에 대한 죄스러움과 자신에 대한 수치스러움을 해소하기 위한 유일한 기회를 잃었다는 뜻이다. 그가 동생의 삶을 살기 시작하면서, 복수를 다짐하고, 또 결국 복수를 해내는 과정은 오로지 자신을 지탱하기 위한 단 하나의 희망, 즉 스스로의 무기력함을 반증코자 했던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자존감이라는 것은 사람이 살아감에 있어 가장 근본이 되는 필요조건이기 때문에, 그는 오히려 죽음을 무릎쓰고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이토록 잔인한 복수극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그 의지와 집념은 상상을 초월해 적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스스로도 칼과 낫에 찔리더라도 꿋꿋하게 일어난다. 그의 복수가 잔인할 수록, 그의 존재감이, 바닥에 흐르는 핏물로써 증명되는 것이다. 적어도 그는 그렇게 믿는 듯 했다. 동생의 여자였던 미나(강성연 분)에게도 마음을 열지 못한 건, 복수 이외의 것으로 스스로를 드러낼 수 없는 자신 때문이었을게다.

영화는 그렇듯 한 남자의, 나아가 한 형제가 이곳에 살아 있었음을 증명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그리고 있으나, 이는 매우 어색하게 관객에게 전달된다. 복수극이 잔인해질 수록 그 복수심에 마음아파지지 않고, 오히려 잔인함에 눈을 찡그리다 결국 태진에게 공감하지 못하고, 미나에게 공감하지 못하고, 구양원(문성근 분)에게도 공감하지 못한다. 그러니 아무리 멋진 대사를 하고, 멋지게 살아남아도, 극장 안에서 감탄이 아닌 어이없는 웃음이 객석 곳곳에서 피식거리며 뛰쳐나오는 건 당연한 결과였을 게다. 과장되지 않은,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너무나 잔인한 액션이 난무하지만, 너무나 과장된 캐릭터의 생명력은 현실처럼 빠져든 관객들의 뒤통수를 탁 쳐대니, 어찌 관객이 캐릭터와 공감할 기회를 얻을 수 있겠는가.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의식한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왠지 일본색이 난다는 느낌을 받았다. 영상에 나타나는 모든 것들이 한국을 가리키고 있지만, 왠지 모르게 스며나오는 일본의 느낌. 이건 그냥 단순한 오바-리액션인지, 다른 사람들도 그런건지.

여하튼 영화 곳곳에서 배틀 로얄의 거의 마지막 장면에서 느꼈던 어이없음을 느낄 수 있으니, 하드보일드 액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추천. 드라마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글쎄.

수
감독: 최양일
주연: 지진희, 강성연
제작사: (주)트리쯔클럽
배급사: 시네마 서비스
상영시간: 122분
개봉일: 2007.03.22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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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피디
    2007/03/28 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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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페이지 리뷰 블로그에 등록되었습니다.
    http://1pagereview.tistory.com/entry/영화-수2007

  2. 피디
    2007/04/19 03:50
    댓글수정, 삭제  댓글달기

    VoiLa 55호(2007년 4월), 영화 리뷰 섹션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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