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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디군의 문화와 인터넷 이야기.

한 명의 남자와 한 명의 여자가 극장 매표소 앞에 서 있다. 그들을 본 사람들은 '소개팅에서 만나 시간을 보내기 위해 극장에 온, 서로 적당히 마음에 들어 하지만 아직 뭔가 어색한 사이'라는 느낌을 금방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가 가끔 밀려오는 인파에 거리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가, 다시 멀어지기를 반복했다. 주말의 극장이란 그런 곳이니까.

"어떤 영화 좋아해요?"

한쪽이 묻자, 다른 한쪽이 대답한다.

"전 마지막에 주인공이 죽는 슬픈 영화가 좋아요. 그런데 여름이라 그런지 그런 영화는 없는 거 같네요."

"그래요? 특이하시네요. 전 마지막에 주인공이 변신하는 영화를 좋아하는데. 요즘은 그런 건 유치하다고 안 만드나 봐요."

"저 영화, 요즘 인기있다던데… 저거나 볼까요?"

서로 다른 취향을 가지도 있는 두 사람이 만나 서로 좋아하게 되고, 사랑하게 되고, 해피엔딩이 되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 물론 대부분의 만남이라는 것이 그렇겠지만. 서로, 혹은 어느 한쪽이 변화하지 않는 한 두 사람은 서로의 모에 상처를 입다 결국 헤어지게 된다.

어쨌거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두 사람은 사랑을 했고, 그 후 두 사람을 다시 보게 되었을 때 그들은 이별의 앞에 서 있었다. 빛바랜 사랑을 다시 들추는 것은 모두에게 상처만 남기니 그간의 아름다웠던 사랑이야기는 접어둔다.

"어째서?"

다행히도 비는 오지 않는다. 어디에선가 흘러간 가요의 한 구절이 흘러나오기라도 하면 이 두 사람은 이별 앞에서도 웃어버릴지도 모른다. 지금은 늦은 밤이긴 하지만, "눈이 부신 햇빛"만큼은 아니지만, 서로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선명하게 밝혀줄 정도의 가로등이 사방에 있다. 그들은 잠시 어둠을 밝히는 능력을 갖춘 세상을 원망해보지만, 소용없는 짓이라며 자신을 추스른다. 역사와 사실에 가정 따위는 존재하지 않다는 걸 깨달은 나이니까.

"너랑 있으면 너무 힘들어. 서로에게 맞추지 못하잖아. 사랑으로 극복할 수 없는 것도 있는 거야."

두 사람의 이별 장면에 대해서도 자세히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한 명이 거의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했고, 남은 한 명은 이유를 물었다. 하지만, 이유는 이처럼 너무나 간단했다. '사랑했기 때문에' 모든 것이 용서되던 시기가 지나고 '사랑으로 극복할 수 없는 것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으니, 사실 구구 절절한 이별의 이유를 내뱉을 필요도 없었을 터였다. 만남과 사랑이란 한쪽만의 의지로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고, 또 이런 장면들은 숱한 소설과 영화에서 많이 나왔으니까. 기쁠 것도 없는 장면을 하나 더 늘리는 것도 달갑지 않다.

어쨌거나 두 사람은 사랑과 이별을 통해 각자의 영화에, 자신이 원하는 취향으로 주인공이 되었다.

한 명은 주인공이 죽는 슬픈 영화를 좋아하고,
한 명은 마지막에 주인공이 변신하는 영화를 좋아한다.

그뿐이다.

취향, 원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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