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bby/Travel 2006/06/21 02:54
THEIR SACRIFICE IS NOT FORGETTON.
내가 에딘버러와 글래스고에 머물면서 가장 많이 느꼈던 것 중에 하나는, 자민족에 대한 자부심이었다.
자민족에 대한 자부심이라고 하면 우리나라가 그야말로 세계 1위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스코틀랜드에서는, 적어도 에딘버러에서는 그것이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였다.
내가 가지고 있는 스코틀랜드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들이 그들에게는 말 그대로 삶의 의미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에딘버러 중심부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Princes Street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스콧 모뉴먼트를 제외하고서라도,
시내 곳곳에는 - 특히 New Town 쪽에 - 갖가지 동상들이 즐비하고, 길거리에 마련되어 있는 수많은 벤치에도 "In Memory of ..."라는 글귀들을 심심찮게 만나볼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국립 박물관과 미술관들이 무료로 개방되어 있다는 점에도 주목할 만 하다.
무료여서 그런지, 아니면 자신의 선대들부터 그렇게 해와서인지, 아니면 내가 에딘버러에 있을 때가 우리나라의 수학여행, 아니면 소풍철과 비슷한 시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부모님(으로 보이는 사람)의 손을 잡고 박물관에 온 아이들, 학교에서 선생님을 따라 온 듯한 수많은 아이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아이들에게 무슨 얘기를 해주느냐고 물어보진 않았지만, 필시 선조들이 스코틀랜드의 자주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기억하게 할 게다.

스코틀랜드 국립 미술관(National Galleries of Scotland)에서 그런 느낌을 특히 많이 받았는데,
이곳에 전시된 그림들 가운데 절반 이상은, (특히 그 시기 즈음에 그려진 듯한 그림들은) 필요 이상으로 잔인하리만치 전쟁의 희생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었다.
이러한 느낌은 Edinburgh Castle에서 최고조에 이르는데,Edinburgh Castle에 들어가면서 일단 비싼 입장료(10파운드가 조금 넘었다.)에 놀랐고, 들어가서는 엄청나게 잘 보존된 상태에 한번 더 놀랐다.
(10파운드라는 가격이 그렇게 비싼 편은 아니지만, 다른 대부분의 것들이 무료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들의 전쟁 역사에 대한 일종의 집착에 대해 다시 한번 놀라게 되는데,
Edinburgh Castle 안에 있는 War Museum에는 스코틀랜드 전쟁에 대한 모든 역사가 망라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간단한 영화 상영을 통해 스코틀랜드가 어떤 고난(전쟁)을 거쳐 현재에 이르르게 되었는지 설명해준다.
특히, 마찬가지로 Edinburgh Castle 안에 있는 National War Memorial 안에 있는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THEIR SACRIFICE IS NOT FORGETTON."
난 오직 이 글귀 하나로, 그들의 노력과 의지를 인정해주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나라는 굉장히 빠른 변화에 잘 적응하는 민족이라고 알려져 있다.
특히 IT 시대가 도래하면서 이점은 세계적인 강점으로 자리매김하기에 이르렀는데, 그에 따른 부작용을 치료할 방법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변화에 빠르게 적응한다는 건 과거를 그만큼 쉽게 뒷전으로 미뤄둔다는 걸 의미한다.
과거는, 역사는 현재의 기반인데 그것을 무시한 현재는 얼마나 튼튼할까?
지루한 수업 덕에 國史를 뒷전으로 하고, 어른들을 무시하는 세태는 올바른 것일까?
실제로 현대의 스코틀랜드 사람들이 이러한 역사와 과거에 얼마나 의미를 두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을 지키려는 노력만큼은 본받을 필요가 있다.
그러니까 결론. 우리나라 박물관도 전부 무료로 개방하자!
@덧붙이기
스코틀랜드 여행 사진 전부는 이곳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스코틀랜드 여행 사진 전부는 이곳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