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ap/Good Stuff 2005/07/07 13:32
PiFan VS. Real Fantastic Film Festival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 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상당히 많이 쓰이는 말이긴 한데, 적절히 쓰인 경우는 거의 본 적이 없다.
대부분은 중들이 절을 싫어할 이유가 있는, 다시 말해서 절에 문제가 있는데 그 문제를 인정하지 않고 변화하기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사용되곤 한다. 그래도 떠난 중들을 대신할 다른 중이 있는 절이라면 이런 말을 뻔뻔하게 쓰곤 한다. 더 많은 것은 갈 수 있는 다른 절이 없어서 떠나고 싶어도 못 떠나는 경우이다. 그래서 못떠날 줄 알고 이런 소리를 해댄다.
하지만 대신해줄 중도 없는 주제에 같은 소리를 지껄이는 절도 가끔은 있다. 이건 쉽게 말해서 주제파악이 안된 경우다.
2005년 초 부천 판타스틱영화제 집행부에서 일어난 일이 대략 그와 비슷하다.
사건은 부천 시장님을 충분히(?) 대우해드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천시가 김홍준 집행위원장을 간단히 해고해버린 데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 처사에 대한 집행위원들의 항의를 부천시가 무시하면서 일이 커졌다. 결국 핵심 집행위원들이 모두 사퇴를 해버렸다.
이 당시 부천시의 입장은 정말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 는 것이었으리라.
어차피 여기를 떠나서 갈 마땅한 곳도 없을 것이고, 계속 고집부린다고 해도 니들 없다고 영화제 못할까 보냐... 라는 태도였다. 그 정도 인력은 얼마든 대체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이번 상황은 약간 달랐다. 떠난 중들이 새 절을 만들어버린 것이다.
그들이 만든 새 절이 바로 리얼판타스틱 영화제다.
그 결과 이제 같은 시기에 두 군데서 판타스틱영화제가 열리게 되었다.
관객에게 선택을 강요하는 이런 상황은 좀 고약하지만, 다른 면에서 이건 일종의 실험이다.
절을 떠난 중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어디까지인지, 절은 얼마나 중을 대체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그리고 지금까지는 적어도 절을 떠난 중들의 힘이 더 잘 드러나는 판국이다. 영화제 프로그램의 충실도 면에서 리얼판타스틱 영화제 쪽이 좀더 판타스틱 영화제에 가깝다. 기자회견에서 부천판타 쪽의 신임집행위원장이 자기들은 빠진 구멍을 계속 메워왔다고 말했을 정도다. 사실 단순히 무슨 이벤트 한 건을 해결하는 일이라면 대체인력으로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나름의 개성과 명성을 유지하며 몇 년간 계속된 문화행사라면 그 행사 운영에 관련된 세세한 정보들이 엄청나게 많아진다. 그리고 그런 정보는 그 조직을 운영하는 구성원들의 머릿속에 남겨진다. 물론 이건 적어도 그 조직 구성원들이 자기 맡은 일을 전문적으로 감당해왔다는 전제 하에서의 얘기다.
실제 영화제가 진행되어 봐야 알겠지만, 나 역시 리얼 판타스틱 영화제 편이다. 그건 단순히 그쪽 영화제 프로그램이 더 재미있어보인다는 점 뿐만이 아니라, 내 존재기반과도 관련되어 있다. 나 역시 절이 아니라 중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든 중들은 자신이 대체가능한 부품일 뿐인지, 아니면 고유한 가치를 지닌 전문가인지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리얼판타스틱 영화제가 성공한다고 해서 내 가치가 확인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번 일은 내가 기억할 선례로 남을 것 같다.
공연윤리위원회 1부장
짱가(jjanga@yonsei.ac.kr)
출처: 영화진흥공화국, http://0jin0.com/blog/index.php?pl=182
우리나라에서 상당히 많이 쓰이는 말이긴 한데, 적절히 쓰인 경우는 거의 본 적이 없다.
대부분은 중들이 절을 싫어할 이유가 있는, 다시 말해서 절에 문제가 있는데 그 문제를 인정하지 않고 변화하기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사용되곤 한다. 그래도 떠난 중들을 대신할 다른 중이 있는 절이라면 이런 말을 뻔뻔하게 쓰곤 한다. 더 많은 것은 갈 수 있는 다른 절이 없어서 떠나고 싶어도 못 떠나는 경우이다. 그래서 못떠날 줄 알고 이런 소리를 해댄다.
하지만 대신해줄 중도 없는 주제에 같은 소리를 지껄이는 절도 가끔은 있다. 이건 쉽게 말해서 주제파악이 안된 경우다.
2005년 초 부천 판타스틱영화제 집행부에서 일어난 일이 대략 그와 비슷하다.
사건은 부천 시장님을 충분히(?) 대우해드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천시가 김홍준 집행위원장을 간단히 해고해버린 데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 처사에 대한 집행위원들의 항의를 부천시가 무시하면서 일이 커졌다. 결국 핵심 집행위원들이 모두 사퇴를 해버렸다.
이 당시 부천시의 입장은 정말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 는 것이었으리라.
어차피 여기를 떠나서 갈 마땅한 곳도 없을 것이고, 계속 고집부린다고 해도 니들 없다고 영화제 못할까 보냐... 라는 태도였다. 그 정도 인력은 얼마든 대체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이번 상황은 약간 달랐다. 떠난 중들이 새 절을 만들어버린 것이다.
그들이 만든 새 절이 바로 리얼판타스틱 영화제다.
그 결과 이제 같은 시기에 두 군데서 판타스틱영화제가 열리게 되었다.
관객에게 선택을 강요하는 이런 상황은 좀 고약하지만, 다른 면에서 이건 일종의 실험이다.
절을 떠난 중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어디까지인지, 절은 얼마나 중을 대체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그리고 지금까지는 적어도 절을 떠난 중들의 힘이 더 잘 드러나는 판국이다. 영화제 프로그램의 충실도 면에서 리얼판타스틱 영화제 쪽이 좀더 판타스틱 영화제에 가깝다. 기자회견에서 부천판타 쪽의 신임집행위원장이 자기들은 빠진 구멍을 계속 메워왔다고 말했을 정도다. 사실 단순히 무슨 이벤트 한 건을 해결하는 일이라면 대체인력으로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나름의 개성과 명성을 유지하며 몇 년간 계속된 문화행사라면 그 행사 운영에 관련된 세세한 정보들이 엄청나게 많아진다. 그리고 그런 정보는 그 조직을 운영하는 구성원들의 머릿속에 남겨진다. 물론 이건 적어도 그 조직 구성원들이 자기 맡은 일을 전문적으로 감당해왔다는 전제 하에서의 얘기다.
실제 영화제가 진행되어 봐야 알겠지만, 나 역시 리얼 판타스틱 영화제 편이다. 그건 단순히 그쪽 영화제 프로그램이 더 재미있어보인다는 점 뿐만이 아니라, 내 존재기반과도 관련되어 있다. 나 역시 절이 아니라 중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든 중들은 자신이 대체가능한 부품일 뿐인지, 아니면 고유한 가치를 지닌 전문가인지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리얼판타스틱 영화제가 성공한다고 해서 내 가치가 확인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번 일은 내가 기억할 선례로 남을 것 같다.
공연윤리위원회 1부장
짱가(jjanga@yonsei.ac.kr)
출처: 영화진흥공화국, http://0jin0.com/blog/index.php?pl=182
가장 마지막으로 본 관련 기사는, 부천시 쪽과 원 멤버들이 어느 정도의 타협점을 찾기로 했다... 는 것이었는데.
결국 못 찾았나보군...
위의 표현을 빌려, '원래 중' 진영이 'Real Fantastic'을 내걸고 나온 것이니만큼 영화제가 끝나더라도 결과에 따라 말이 많을 듯 하다.
그나저나 이번에도 깜빡해서 미리 프로그램 확인을 못했네...
두 영화제 모두 7월 14~23일이다. 아마도 개/폐막작은 매진됐을 거고...
내일 프로젝트 발표 끝나고 프로그램 보면서 시간표나 짜봐야겠다.
혹시 같이 갈 사람?





댓글
2005/07/08 00:46
이거 가볼까 고민중...=ㅅ= 후훗
2005/07/09 14:18
오, 뭐 볼거야? 시간 맞으면 같이 보자!